[이성필기자] '미스터 쓴소리' 이청용(25, 볼턴 원더러스)의 공격 전개 능력이 확실하게 드러난 경기였다.
이청용은 15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말리와의 평가전에 한국대표팀 오른쪽 날개로 선발 출전했다. 지난 12일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터프한 수비로 네이마르(FC바르셀로나)를 괴롭혔던 이청용은 말리를 상대로 자신의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뛰어난 볼 간수와 돌파력, 패싱력을 두루 보여주며 수준이 남다름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1-1로 맞은 후반. 1분만에 이청용은 구자철(볼프스부르크)과 2대1 패스를 주고 받은 뒤 수비 뒷공간으로 빠져 들어가는 손흥민(레버쿠젠)에게 정확히 패스를 연결했다. 손흥민은 가슴 트래핑 후 지체없이 슈팅해 말리 골망을 흔들었다. 이청용의 도움에 의한 역전골이었다.
9분에는 이청용의 집념이 돋보이는 장면이 나왔다. 엔드라인 밖으로 나가려는 볼을 살려낸 뒤 왼쪽으로 가로지르기를 했다. 이를 받은 이근호(상주 상무)가 빈 골문을 향해 슈팅을 했다. 아쉽게 골대 위로 빗나가며 도움으로 기록되지는 않았으나 이청용의 진가가 드러났다.
이청용의 볼 센스는 절정에 달했다. 후반 12분 오른쪽 측면에서 대각선으로 페널티지역 안으로 파고든 이청용은 수비수에 발이 걸리면서도 돌파를 계속하며 볼에 대한 집중력을 놓치지 않았다. 문전으로 뛰어든 김보경(카디프시티)에게 기어이 패스를 해줬고, 김보경이 그대로 슈팅해 골망을 흔들었다. 80% 이상은 이청용이 만든 것이나 다름없는 골이었다.
그야말로 왜 이청용을 대표팀 에이스라 부르는지 알려준 경기였다. 그동안 홍명보호가 치른 A매치에서 이청용은 늘 공격의 중심에 섰다. 골이 터지지 않아도 골을 만드는 과정에는 늘 이청용이 있었다.
더 이상 검증이 필요 없는 이청용은 제 역할을 다하고 후반 26분 고요한(FC서울)과 교체됐다. 천안종합운동장을 가득 메운 2만6천118명의 관중은 그에게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청용이 팬들에게 선물한 종합선물세트같은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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