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정규시즌 2위, LG 트윈스가 나설 차례가 됐다. 11년만에 가을잔치에 초청받은 LG의 첫 상대는 '잠실 라이벌' 두산 베어스다.
두산이 14일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넥센 히어로즈를 연장 13회 접전 끝에 8-5로 꺾으며 최종 전적 3승2패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이제 LG와 두산은 오는 16일 잠실구장에서 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른다.
LG에게는 최상의 시나리오가 펼쳐졌다. 준플레이오프가 5차전까지 치러진 데다가 두산은 넥센을 뿌리치기 위해 혈전을 거듭했다. 열흘간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플레이오프를 준비해왔던 LG는 딱 하루 휴식 후 곧바로 플레이오프에 임해야 하는 두산보다 체력 면에서 월등히 앞서 있다.
플레이오프 파트너도 LG가 내심 원했던 두산이다.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LG에게는 정규시즌 상대전적에서 압도적 열세를 보인 넥센(5승11패)보다는 호각세를 이뤘던 두산(8승8패)이 올라오는 것이 좀 더 편한 시나리오였다.
그렇다고 플레이오프에서 LG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는 볼 수 없다. 2연패 뒤 3연승, 이른바 '리버스 스윕'에 성공한 두산의 상승세 분위기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통계도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한다. 현행 포스트시즌 제도가 도입된 지난 1989년 이후 준플레이오프를 거치고 올라온 팀이 플레이오프에서도 승리,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경우는 총 22번 중 10번(45.5%)이나 된다. 물론 정규시즌 2위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회수가 더 많지만 두산의 현재 기세를 무시할 수 없다는 뜻이다.
한편 두산의 플레이오프 진출로 LG와 두산은 지난 2000년 이후 13년만의 '덕아웃 시리즈'를 펼치게 됐다. 양대리그가 펼쳐지던 당시, 매직리그 1위 LG와 드림리그 2위 두산은 플레이오프에서 맞붙었다. 결과는 4승2패로 두산의 한국시리즈 진출. 이후 LG와 두산은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서 만나지 못했다.
11년만의 가을야구를 만끽하게 된 LG가 천신만고 끝에 플레이오프까지 올라온 두산을 만난다.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극적인 승부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LG가 두산을 맞아 또 어떤 드라마를 써내려갈지, 이미 '리버스 스윕'이라는 한 편의 드라마를 찍은 두산이 어떤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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