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제2의 펠레'로 불리는 브라질 간판스타 네이마르(21, FC바르셀로나)가 '삼바축구'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네이마르는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의 평가전에 선발로 나섰다. 왼쪽 날개로 배치된 네이마르는 굳이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오른쪽과 중앙을 자유롭게 오가며 다양한 역할을 해냈다.
전반 초반 네이마르는 이용(울산 현대), 한국영(쇼난 벨마레)의 방어에 다소 애를 먹었다. 거침없는 태클과 몸싸움에 패스가 끊기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이름값에 걸맞게 네이마르는 영리했다. 볼을 받은 뒤 압박이 들어오면 동료에게 패스를 이어준 뒤 다시 받을 자리를 향해 빠르게 이동했다. 때로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이동해 전진 패스로 오스카(첼시), 헐크(제니트) 등에게 기회를 내주기도 했다.
세트피스에서는 키커로도 나섰다. 코너킥은 전날 연습 때 보여준 그대로 예리했다. 프리킥 역시 마찬가지, 약속된 동작을 만들기 위해 다니 알베스와 역할을 분담하며 한국 수비를 속이기도 했다.
네이마르를 막기 위한 홍명보호의 노력은 대단했다. 볼을 잡으면 과감한 몸싸움으로 네이마르의 심기를 건드렸다. 전반 중반 네이마르가 이청용 등의 태클과 몸싸움에 연이어 쓰러지자 동료 루이스 등이 뛰어와 화를 내는 등 분을 삭이지 못하는 장면을 보여주기도 했다.
결국 네이마르는 전반 43분 일을 저질렀다. 아크 왼쪽 뒤에서 파울을 얻어낸 네이마르는 직접 키커로 나섰다. 수비 벽을 뚫고 나가는 오른발 감아차기를 시도했고, 골키퍼 정성룡이 몸을 날렸지만 골문 왼쪽 구석으로 정확하게 빨려 들어갔다. 관중석에서는 탄성이 나왔다. 신이 난 네이마르는 관중석을 향해 웃음을 터뜨리며 세리머니로 자축했다. 멀티플레이어가 무엇인지 스스로 증명하는 장면이었다.
네이마르를 본 국내 지도자들은 어떤 느낌이었을까, 성남 일화 안익수 감독은 "소속팀에서의 움직임보다는 다소 떨어지는 것 같았다"라면서도 "할 일은 충분히 한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수원 삼성 서정원 감독은 "역시 영리하다. 수비의 움직임을 읽고 미리 동작을 준비한다. 타이밍도 스스로 조절할 줄 안다. 우리가 압박을 해와도 빠져나갈 길도 잘 찾는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브라질은 전반 네이마르의 선제골에 이어 후반 오스카의 추가골이 터지며 한국에 2-0으로 여유있는 승리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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