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권택 감독 "김훈 소설 영화화, 못 하면 욕 바가지"

[권혜림기자] 임권택 감독이 102번째 영화 '화장'의 연출을 앞두고 공식 석상에 섰다.

4일 오전 11시 부산시 해운대구 센텀 문화홀에서 임권택 감독의 102번째 영화 '화장'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임권택 감독과 배우 안성기·소설가 김훈이 참석했다.

임권택 감독은 소설가 김훈의 동명 소설 '화장'을 연출, 노익장을 자랑할 전망이다. 그는 "평소에 김훈 선생의 작품을 거의 다 기다렸다가 읽곤 했었다"며 " '칼의 노래'를 영화화했으면 싶었지만 여의치 않았었는데 '화장'의 연출을 맡겨주셨다"고 알렸다.

이어 "'화장'은 강한 드라마가 있는 이야기가 아니다. 중병을 앓고 시들어가고 죽어가는 아내를 열심히 간호하던 남편이 젊은 여성의 매력 안으로 빨려들어가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임 감독은 이날 김훈의 작품들을 향한 찬사와 함께 원작 영화화의 부담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김훈 선생의 문장이 주는 엄청난 힘, 박진감을 영화 영상으로 담아내는 것이 굉장히 해볼만 하다는 생각을 했었다"며 "매체가 다르다는 점에서 그 힘이나 박진감, 심리적 묘사를 도저히 영화로 그려낸다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남자 주인공의, 여자를 향한 마음 안의 상을 따라 가면서 이를 영상으로 잘 담아낼 수 있다면 제가 지금까지 해 온 영화가 아닌 또 다른 영화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도 알렸다.

명실공히 최고의 작가인 김훈의 소설을 영화화하는 것에 대해선 "잘 못하면 욕을 바가지로, 잘 하면 칭찬도 받는 일이 될 것"이라며 "워낙 큰 과제. 열심히 해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화장'은 올해 데뷔50주년을 맞은 영화계 거장 임권택 감독의 102번째 영화다. 김훈 작가의 동명 소설 '화장'을 원작으로 했다. '화장(火葬')'과 '화장(化粧)'이라는 서로 다른 소재와 의미를 통해 두 여자 사이에서 번민하는 한 중년 남자의 심리를 그린다. 배우 안성기가 주연을 맡았고 명필름이 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