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한국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서울 연고 3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서울 찬가'가 울려퍼질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그 가능성이 매우 높다.
16일 현재 순위표 맨 위 네 자리에는 LG-삼성-두산-넥센이 위치해 있다. 두산과 넥센은 공동 3위다. 그 아래로 5위가 SK, 6위가 롯데로 아직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남아 있는 두 팀이다. 그 아래 7위 KIA, 8위 NC, 9위 한화는 이미 4강 탈락이 확정됐다.
산술적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SK, 롯데가 가을잔치에 참가할 수 있는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 SK는 6.5경기, 롯데는 7경기의 승차를 뒤집어야 가능하다. SK는 16경기, 롯데는 15경기를 남겨 두고 있다. 두산과 넥센의 잔여 경기 수는 각각 12경기, 13경기다.
두산과 넥센은 남은 경기 반타작만 하면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할 수 있다. 두산이 남은 12경기에서 6승을 거둔다면 70승3무55패, 넥센이 남은 13경기에서 6승을 따내면 70승2무56패가 된다. 이 경우 SK는 남은 16경기에서 15승1패(최종 71승2무55패), 롯데는 15전 전승(최종 70승4무54패)을 기록해야 역전이 가능하다.
결국 두산, 넥센의 급격한 내리막이 없는 한 SK, 롯데의 4강 진출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두산과 넥센은 순위표 아래쪽을 걱정하기보다 오히려 선두 LG를 3경기 차로 뒤쫓으며 4강 이상을 노리고 있는 상황. 갑자기 전력이 흔들릴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시즌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하위권 팀들이 리빌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점도 SK, 롯데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한다. 7위 KIA부터 9위 한화까지는 이기기 위해 죽자사자 달려들 이유가 없다. 두산은 KIA와 3경기, NC-한화와 각각 1경기 씩을 남겨두고 있다. 넥센 역시 KIA-NC와 3경기 씩, 한화와 1경기가 남았다. 승수를 추가하기 좋은 대진이다.
이대로라면 이번 시즌 가을잔치는 단골들이 대거 사라지고 새로운 손님들을 맞아 치러지게 된다. SK는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롯데도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기록을 이어왔던 팀. 반면 LG는 10년 연속 4강에서 탈락했고, 넥센도 창단 후 한 번도 가을잔치를 경험해 보지 못했다.
하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기적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SK와 롯데도 마지막 가능성이 소멸될 때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각오다. 그것이 팬들을 위한 예의이자 프로 구단의 의무이기도 하다.
한편 서울 3팀이 한꺼번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사례는 과거 한 차례도 없었다. 넥센이 2008년 창단한 후 한 번도 4위 안에 들지 못했기 때문. 넥센 창단 이전에도 LG와 두산이 나란히 가을야구를 치른 것도 지난 2000년이 마지막이었다. 만약 지금의 순위가 굳어져 LG와 두산, 넥센이 함께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는다면 새로운 역사가 쓰여지는 셈이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