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가 보름만에 선두 자리를 되찾게 된 원동력은 역시 마운드에 있었다.
LG는 5일 SK에 2-1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1-1로 팽팽히 맞서던 9회말, 이병규(7번)가 끝내기 안타를 때려내 LG에 짜릿한 승리를 선사했다. 이날 승리로 LG는 KIA에 덜미를 잡힌 삼성을 끌어내리고 다시 1위로 올라섰다.
최근 LG는 '야구는 투수 놀음', '방망이는 믿을 것이 못 된다'는 야구계의 속설을 입증하고 있다. LG가 꾸준한 성적을 유지하며 마침내 다시 선두로 올라선 데에는 마운드의 힘이 절대적이었기 때문이다.
LG는 4일 현재 3.68의 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9개 구단 중 1위에 해당하는 성적. 팀 타율도 2할8푼6리로 두산(.290)에 이어 2위에 올라 있지만 LG의 진짜 힘은 마운드에 있다. 들쑥날쑥한 팀 타율과는 달리 팀 평균자책점은 6월 이후 한 번도 1위를 뺏긴 적이 없다.
최근에는 마운드의 강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LG의 최근 5경기 평균자책점은 2.60(45이닝 13자책)에 불과하다. 시즌 평균보다 1점 이상 낮은 수치. 선발진이 2.73, 불펜진이 2.3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타선이 기복있는 모습을 보였지만 마운드가 꾸준히 제 몫을 해내면서 선두로 치고 올라갈 수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가장 큰 불안요소였던 불펜에 대한 우려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3일 SK전서 연속안타를 맞으며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 지친 듯 보였던 이동현은 다음날인 4일 SK전에서 3이닝 무실점 역투로 자신의 건재함을 알림과 동시에 팀 승리에 큰 공헌을 했다. 무엇보다 유원상이 특급 셋업맨 역할을 했던 지난해의 모습을 조금씩 찾아가고 있다는 점이 든든하다.
내전근 부상 후유증으로 올 시즌 별다른 활약을 해내지 못했던 유원상은 최근 확실히 달라진 구위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달 23일 SK전부터 5경기 연속, 8.1이닝 동안 무실점 행진을 벌이고 있는 것. 그 사이 출루를 허용한 것은 안타 2개, 몸에 맞는 공 1개로 딱 3번 뿐이다. 유원상의 부활로 이동현은 물론 전체적인 LG불펜진의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이제 LG는 올 시즌 21경기만을 남겨 두고 있다. 김기태 감독의 말처럼 지금부터는 남은 모든 경기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2위 삼성과의 승차는 1경기. 언제 뒤집혀도 이상할 것이 없다. 절대 정규시즌 우승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분명 가능성은 높다고 할 수 있다. 결국 투수력에서 앞서는 팀이 승리하는 것이 야구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꾸준한 마운드는 앞으로도 LG의 선두 자리를 지켜낼 가장 큰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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