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후반기 넥센 히어로즈 선발진에 새 얼굴이 등장했다. 브랜든 나이트와 앤드류 밴헤켄 등 외국인 1, 2선발이 고정된 가운데 기존의 김영민, 강윤구를 대신해 문성현, 오재영, 김상수가 선발로 등판하고 있다.
김영민은 최근 부진으로 2군으로 내려갔다. 강윤구는 선발로테이션에 포함돼 있긴 하지만 최근 넥센 염경엽 감독이 자주 사용하고 있는 '선발 1+1 카드'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상황에 따라 롱릴리프 임무를 맡는다.
▲문성현, 후반기 마운드 복덩이로
문성현은 넥센 입단 시절부터 김영민, 강윤구, 장효훈 등과 함께 미래 팀 마운드를 이끌 기대주로 꼽혔다. 그러나 생각했던 대로 순탄하게 일이 풀리지는 않았다.
지난해 문성현은 불펜피칭을 하던 중 늑골 부위에 실금이 가는 부상을 당했다. 이 때문에 시즌을 제대로 치르지도 못했다. 부상 회복에 매달리느라 13경기 출전, 1승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4.23을 기록했다.
올 시즌에도 출발이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반전이 일어났다. 지난 7월 31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서 문성현은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해 5월 4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 이후 452일만의 선발 등판이었다.
그는 이날 5이닝 동안 80구를 던지며 7피안타(1홈런) 2실점(2자책점)을 기록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467일 만의 선발승이었다.
이후 문성현은 잇따라 선발 호투해 2승을 더하며 후반기 3승으로 팀 마운드 운영에 큰 도움을 줬다. 8일 목동 SK 와이번스전이 옥에 티였다. 당시 5.2이닝 동안 96구를 던지며 6피안타 4실점(3자책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볼넷 4개를 허용한 게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18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과 2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경기에서 문성현은 잇따라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염경엽 감독은 "일단 (문)성현이는 시원시원하게 타자와 승부를 한다"며 "타자와 맞대결에서 사사구보다 안타를 허용하는 게 더 낫다. 성현이는 그렇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성현은 SK전을 제외한 세 차례 등판에서 볼넷을 단 한개만 내줬다.
그동안 문성현이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하지 않은 데는 이유가 있다. 부상 여파로 몸상태도 썩 좋지 않았다. 특히 공을 던지는 오른팔 상태가 100%가 아니었다. 배려 차원에서 선발보다는 중간 계투 보직을 먼저 맡았고 2군에서 컨디션을 점검했다.
염 감독은 "구속이 시즌 초반과 견줘 꽤 올라왔다"며 "직구의 경우 142km정도 됐는데 이제는 146km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문성현의 가세로 흔들리던 선발 로테이션이 다시 단단하게 조여지기 시작했다. 넥센이 후반기 한층 치열해진 순위경쟁에서 힘을 잃지 않는 이유다.
▲김상수, 가능성 본 선발 등판
문성현과는 반대 케이스가 있다. 바로 김상수다. 그는 문성현과 달리 2군에서 구속을 오히려 낮췄다. 제구력을 가다듬기 위해서다.
염 감독이 김영민을 2군으로 내리는 결정을 한 데는 김상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김상수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치른 스프링캠프에서 1군 선발 진입 후보군으로 분류됐었다. 하지만 제구가 흔들렸다. 여기에 위기 상황에 몰리면 제 공을 던지지 못하는 약한 멘탈 부분도 단점으로 지적됐다.
결국 김상수는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하지만 '내성'을 키웠다. 퓨처스(2군)리그에서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되며 경기에 나섰다.
염 감독은 "(김)상수도 선발진에 들어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회를 줘야 했다"고 설명했다. 김상수는 1군 엔트리에 등록된 뒤 지난 7월 말부터 꾸준히 마운드에 올랐다. 중간계투로 10경기를 나온 뒤 25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KIA전에 선발투수로 나왔다. 지난 2011년 9월 17일 목동 삼성전 이후 708일 만의 선발등판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 김상수는 이날 2.2이닝 동안 5피안타 3실점(2자책점)했다. 연속안타를 내준 게 아쉬웠고 무엇보다 초반 투구수가 많았다. 김상수는 3이닝을 소화하지 못한 가운데 58구를 던졌다. 결국 이날 넥센은 6-9로 KIA에게 졌고 김상수는 패전투수가 됐다.
하지만 김상수는 이번 선발 실패로 신임을 잃은 것은 아니다. 당장 다음 선발로테이션에 포함되지늠 못하더라도 선발이 일찍 무너졌을때 즉각 투입할 수 있는 1+1 카드로도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넥센은 4강에 살아남기 위한 순위경쟁은 물론 그 이후까지도 바라보고 있다. 문성현, 김상수 등 새 얼굴들의 선발진 가세가 전체적인 투수들의 피로도가 가중돼 있는 시즌 막바지에 반가운 소식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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