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K리그 7회 우승에 빛나는 전통 명문 성남 일화가 연고지 이전을 타진하고 있다. 새 연고지는 안산이 될 전망이다.
안산시 의회 관계자는 "안산시에서 프로축구단 창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민구단 창단과 기존 구단 인수를 놓고 저울질을 했고 최근 재정난에 빠진 성남이 물망에 올랐다"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시 의회나 시측 모두 시민을 한데 묶을 수 있는 구심점을 찾는데 집중했고 프로축구단 창단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라며 "성남을 받아 시민구단 형태로 재창단 하는 방식이 유력하다"라고 말했다.
성남의 연고 이전은 저조한 관중 유치로 꾸준히 이야기가 나왔지만 설에 그쳤다. 하지만, 지난해 9월 구단의 모그룹인 통일교 문선명 총재가 별세한 뒤부터 가시화됐다. 피스컵과 피스퀸컵을 개최했던 선문평화축구재단이 성남에 흡수, 분해됐고 충남 일화 여자축구단이 해체됐다.
이후 통일교 측에서 성남에 대한 지원을 줄이면서 시민구단 가능성은 더 커졌다. 성남시가 지난 3월 시민구단 창단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시민구단으로의 전환 가능성이 대두되기도 했다. 대전 시티즌, 대구FC 등 기존 구단으로부터 자료를 받아 검토하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하지만 지난 6월 컨설팅 결과 시민구단은 재정 적자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보류됐다. 또, 성남시가 재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으며 신규 사업에 대한 예산 집행 자체가 어려웠던 것도 한 몫 했다. 성남시가 2010년 모라토리엄(지불 유예)을 선언한 지 3년 만에 재정자립도 65.2%로, 전국 시·군 자치단체 가운데 1위로 올라섰지만 혈세 낭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시민구단 창단은 지지부진한 속도를 보였다.
안산시 관계자는 "기존에 야구 돔구장 건립을 하려다 철저한 계획 수립이 없었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에 면밀히 검토했다. 가장 큰 문제인 메인 스폰서만 확보하면 나머지 문제는 걸림돌이 되지 않을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안산은 올해 고양으로 옮긴 K리그 챌린지 소속 고양 Hi FC가 지난해까지 연고계약이 되어 있었다. 구단 운영 자체는 문제가 없고 경기장도 '와~스타디움'을 보유하고 있어 프로 경기를 치르는 데도 지장이 없다는 반응이다. 올림픽 축구대표팀 경기를 유치한 경험도 있다.
경찰 축구단과의 연고 협약은 물 건너갔다. 정체성이 불분명한 팀보다는 확실한 연고 의식을 유발하는 프로팀이 낫다는 것이다. 안산의 성남 인수가 확정되면 시민구단으로 전환하는 첫 기업구단 사례가 될 전망이다.
성남시 관계자도 "성남 축구단이 연고를 옮긴다는 이야기를 이미 들어서 알고 있다. 현재까지는 어떤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라며 사실상 연고 이전을 인정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