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SK가 8월 성적만 놓고 보면 9승 4패 1무, 승률 6할9푼2리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최근 10경기 성적은 8승 1패 1무다.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6위 SK가 최근 2연승을 거두며 4강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4위 넥센과는 3.5경기 차. 혼전의 중위권 싸움 속 SK가 노리는 '기적'도 그리 멀어 보이지 않는다.
7월까지 월간 승률 5할을 맞추기 급급했던 SK가 8월 들어 9개 구단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상승세의 비결을 묻는 말에 SK 선수들은 "투타의 조화가 맞아 떨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SK는 그동안 엇박자가 심했다. 마운드가 안정을 찾으면 타선이 불안했고, 타선이 터지면 투수들이 무너졌다. 그렇게 오를 듯 오르지 않는 성적에 팀 분위기도 가라앉았다.
시즌은 막바지로 향하는데, 순위는 오랫동안 7위를 지키고 있었다. 중위권은 여전히 안갯속. 다행히 8월 무더위속 초강세로 승수를 쌓아 4강행 마지막 티켓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최근 7년 동안 이런 성적은 처음이다. 주위에서 비난도 많이 받고, 악성 댓글도 봤을 것이다. 팬들의 질타와 외면도 있었다. 고비를 넘긴 선수들이 이제야 자신의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만수 SK 감독의 설명이다.
8월 SK의 팀 평균자책점은 2.70으로 1위다. 김광현과 레이예스, 백인식, 세든, 윤희상의 선발진이 8월 들어 8승을 합작했다. 구원진 역시 평균자책점 2.14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윤길현과 박정배, 이재영, 임경완이 1점대 이하 평균자책점을 유지 중이다.
8월 팀 타율은 2할6푼4리로 한화와 공동 5위에 올라있다. 박정권(4할4리)과 김강민(3할7푼5리), 최정(3할9리), 정근우(2할7푼3리) 등 주축 선수들이 타선을 이끈다. 홈런은 18개로 1위다.
자신감이 붙으니 호수비도 살아났다. 20일 삼성전에서 선발 세든이 초반 흔들려 1회부터 무사 만루 위기를 맞았으나 이승엽의 안타성 타구를 중견수 김강민이 다이빙 캐치로 잡아내 실점을 최소화했다. 좋은 찬스에서 상대 호수비로 희생플라이에 의한 1득점에 그친 삼성은 기세가 꺾였고, 결국 SK가 타선이 폭발하며 8-4로 승리를 거뒀다. 만약 1회 위기서 대량 실점했다면 경기가 어떻게 전개됐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SK는 이제 승률 5할을 노린다. 21일 삼성전에서도 승리하면 지난 5월 21일 이후 92일 만에 5할 복귀에 성공한다. 동시에 4강 진입 가능성도 더욱 커진다. 삼성전에서 연승을 이어간다면 이번주 남은 LG와 NC전에서도 호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6연승을 달리다 17일 잠실 두산전에서 패한 뒤에도 무너지지 않고 다시 2연승을 이어갔다. 충분한 희망요소다.
이 감독은 "올 시즌 들어 가장 좋다. 이 좋은 감을 길게 가져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투지는 달아올랐다. 이제 깨어난 '가을 DNA'를 최대한 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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