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명불허전의 맞대결이었다. 류현진(26, LA 다저스)과 호세 페르난데스(21, 마이애미)가 나란히 호투를 펼치며 신인왕 후보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류현진은 20일(이하 한국시간) 말린스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와의 원정경기에 시즌 24번째 선발 등판했다. 결과는 7.1이닝 6피안타 5탈삼진 3실점.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패전투수가 됐지만 선발투수로서 제 몫을 다한 호투였다. 3경기 연속 7이닝 이상 투구 기록도 이어졌다.
이날 경기는 내셔널리그 신인왕 후보들의 선발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리그 신인 최다인 12승(3패)을 기록 중이던 류현진에 맞선 마이애미 투수는 호세 페르난데스. 페르난데스 역시 이날 경기 전까지 8승5패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하며 눈에 띄는 신인 중 한 명이었다.
페르난데스는 6이닝 4피안타 8탈삼진 2실점(1자책) 호투를 펼쳤다. 마이애미가 6-2 승리를 거두며 페르난데스가 승리투수, 류현진이 패전투수가 됐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의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줬다. 실점은 페르난데스가 한 점 적었지만, 류현진은 1.1이닝을 더 던졌다.
투구 스타일에서는 차이가 났다. 류현진이 제구력을 바탕으로 타자들을 요리했다면 페르난데스는 강속구가 주무기였다. 최고 구속도 류현진이 94마일(151㎞), 페르난데스는 99마일(159㎞)로 차이가 있었다. 구속은 페르난데스가 빨랐고 변화구는 류현진 쪽이 더 예리했다. 류현진은 탈삼진 5개 중 4개(체인지업 3개, 커브 1개)를 변화구로 잡아냈다.
위기관리 능력도 막상막하였다. 페르난데스는 5회초 안타 2개와 내야 실책으로 맞은 무사 만루 위기에서 내야 땅볼로 1점만을 내줬을 뿐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았다. 류현진 역시 6회말 3점째를 내준 뒤 고의4구로 1사 만루를 채워놓고 병살타를 유도해 이닝을 끝마쳤다. 류현진은 올 시즌 만루 상황에서 한 번도 안타를 허용하지 않는 놀라운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류현진은 패전투수가 되며 6연승 행진을 마감, 시즌 4패째를 기록하게 됐다. 평균자책점도 2.91에서 2.95로 높아졌다. 9승째를 수확한 페르난데스가 근소한 우위로 판정승을 거뒀다고 볼 수 있지만, 류현진 역시 그에 못지않은 좋은 내용의 투구로 멋진 '신인 맞대결'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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