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롯데 자이언츠는 LG 트윈스, SK 와이번스,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원정 6연전을 치렀다. 첫 단추는 잘 뀄다. 지난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전에서 상대 추격을 잘 따돌리고 마지막 9회말 전준우의 수비 덕분에 5-4로 짜릿한 한 점차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이후 5경기에서 승수를 챙기지 못했다. 5연패를 기록하면서 피하고 싶었던 성적표를 받았다. 4위 경쟁에서 앞으로 치고 나가지 못했고 되려 45승 2무 44패로 5할 승률 이하로 떨어질 위기다. 5위 자리를 유지하긴 했지만 14일 KIA 타이거즈를 꺾고 6연승으로 신바람을 낸 SK(43승 2무 45패)에게 1.5경기 차로 쫓기게 됐다. 4위 넥센 히어로즈(48승 2무 41패)와 승차는 3경기로 벌어졌다.
쉐인 유먼, 크리스 옥스프링, 송승준 등 1, 2, 3선발을 모두 기용하고도 승리하지 못해 충격이 크다. 여기에 SK와 두산을 상대로 치른 3경기에서 모두 한 점차로 패해 후유증이 더하다.
그렇다고 넋놓고 있을 수만도 없는 게 현실이다. 안방으로 돌아와 치르는 넥센, NC 다이노스와 4경기에서 분위기 반전을 노려야 한다. 먼저 만나게 되는 넥센과 2연전이 그래서 더 중요하다. 롯데 김시진 감독은 이번 홈 4연전을 두고 선발 로테이션 변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유먼, 옥스프링, 송승준 등 1, 2, 3선발에 대해 5일 휴식일이 아닌 4일 휴식일로 로테이션을 바꾸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변수가 생겼다. 바로 송승준의 몸상태다.
송승준은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전에 선발로 등판했다. 그는 이날 6이닝 동안 85구를 던지며 7피안타 2실점(2자책점) 무사사구로 잘 던졌다. 승리투수가 됐던 8일 LG전 투구내용(6이닝9피안타 4실점 2사사구)과 견줘 더 나았다. 그러나 오른쪽 팔뚝에 근육통이 생기는 바람에 7회말 마운드에 올랐다가 자진 강판했다.
만약 송승준에게 휴식일이 더 필요한 상황이 생긴다면 김 감독이 구상하고 있는 로테이션 변경은 원점으로 돌아간다. 오히려 고민중인 4, 5선발의 쓰임새가 더 중요해질 수 있다. 롯데는 일단 후반기 시작과 함께 베테랑 김사율에게 그 한자리를 맡겼다. 김사율은 이미 두차례 선발로 나왔다. 지난 7월 27일과 8월 10일 각각 사직구장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전이다.
김사율은 두 번의 선발 등판에서 각각 4이닝을 던졌다.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었지만 조금씩 선발 보직에 적응하고 있다. 김사율도 "바뀐 자리와 관련해서는 항상 이미지트레닝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감독도 "첫 번째 선발 등판과 견줘 두 번째가 공끝이 더 나았다"며 "직구는 중간계투로 뛸 때보다 더 나았다"고 했다. 문제는 투구수다. 첫 선발 등판 때 65구를 던진 김사율은 두 번째에는 82구를 기록했다. 그는 "공격적으로 타자와 승부를 했지만 요령이 없었다"면서 "선발로 나오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한다. 그래야 뒤이어 나오는 투수들의 부담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김사율 자신이 중간계투와 마무리로 뛰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더 잘알고 있다.
그는 "개인적인 승수는 상관없다"며 "선발로 나가게 되면 최대한 길게 던지는 걸 먼저 생각하겠다. 중간계투 그리고 마무리때와 차이가 있긴 하지만 자리에 적응을 해 팀에 도움을 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송승준의 상태에 따라 등판일정이 조정될 수 있지만 김사율은 16일 넥센전 또는 주말 2연전 상대인 NC전에 마운드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한편 롯데는 15일 넥센과 경기에 홍성민을 선발로 내세운다. 그는 이날 경기가 올 시즌 첫 선발등판이다. 상황에 따라 김사율이 홍성민에 이어 롱 릴리프 역할을 맡을 수 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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