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나란히 만루 위기를 맞고 시작한 두 투수.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SK 김광현은 8승을 챙겼고, KIA 양현종은 3패를 당했다.
◆6이닝 2실점-2이닝 5실점
김광현은 13일 문학 KIA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4볼넷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최다 9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팀의 5연승을 이끌었다. 최근 등판한 7경기에서 6승을 챙겼을 정도로 페이스가 좋다.
김광현은 1회초 1사 후 김선빈에게 볼넷, 안치홍에게 좌중간 쪽 안타를 맞은 뒤 나지완마저 볼넷으로 출루시켜 만루를 채웠다. 이때 이범호의 홈런성 타구가 좌측 담장을 향했고, 김상현이 점프 캐치로 넘어가는 타구를 잡아내 만루 홈런을 막았다. 김광현이 1회 허용한 점수는 희생플라이로 만든 단 1점뿐이었다.
호수비의 도움으로 위기를 넘긴 김광현의 피칭은 이후 일사천리였다. 김광현은 위력을 되찾은 직구의 힘을 앞세워 2회 세 타자를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요리했다. 3회는 단 8구로 마무리했다. 4회 1사 후 이범호에게 좌측 안타를 맞았으나 신종길을 삼진, 차일목을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5회를 삼자 범퇴로 막은 김광현은 6회 무사 만루에서도 희생플라이로 1점만 허용했을 뿐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반면 양현종은 2이닝밖에 버티지 못했다. 1회부터 안타 4개와 볼넷 2개를 허용하며 4점을 헌납했다. 높은 슬라이더와 가운데로 몰린 직구를 물오른 SK 타선이 놓치지 않았다.
2회 1사 1, 2루를 병살타로 막아낸 양현종은 3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으나 선두타자 김강민에게 중월 솔로포를 내준 뒤 곧바로 유동훈으로 교체됐다. 구원 등판한 유동훈마저 2.1이닝 4피안타(1홈런) 1볼넷 1탈삼진 2실점으로 무너져 패색이 짙어졌다.
◆ 감독 희비도 엇갈려
이날 경기는 유독 선발 투수의 어깨가 무거웠다. SK와 KIA 모두 상승세를 이어가야 했다. 7위 SK가 4연승을 달리며 6위 KIA에 반 경기 차로 따라붙어 경쟁 관계가 형성됐다.
경기 전 이만수 SK 감독은 김광현에 대해 "제구가 안정돼 현재 선발진 중 상태가 가장 좋다. 초반에 불안하지만 에이스답게 위기 상황을 잘 풀어간다"고 말했다. 그리고 6월 22일 문학 롯데전까지 2승 5패로 부진했던 김광현이 이후 6승을 추가하며 부활을 알렸다.
선동열 KIA 감독 역시 "구위 자체는 큰 문제가 없는데, 제구가 안 된다"며 "오늘은 나아지지 않겠나"라고 양현종의 호투를 기대했다. 삼성전 11연패를 끊은 뒤 어렵게 얻은 반격 기회를 살려야 했지만, 양현종이 조기 강판하면서 시작부터 꼬이고 말았다.
옆구리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양현종은 전반기에만 9승을 올리며 맹활약을 예고했다. 그러나 복귀전이던 7일 사직 롯데전에서 3.2이닝 4실점으로 무너진 뒤 이날도 부진해 고민이 커졌다. 16승을 올렸던 2010년 이상의 성적을 기대했지만, 부진으로 신음하던 지난 시즌의 기억만 짙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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