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명기자] 양현종(KIA)이 마운드에 돌아왔으나 리그를 호령하던 전반기 모습을 회복하지는 못한 모습이었다. 그의 복귀에 큰 기대를 걸었던 KIA는 웃지 못했다.
양현종은 7일 사직 롯데전에 선발 등판했다. 지난 6월 28일 대구 삼성전 이후 40일만에 오른 1군 마운드였다. 그 경기에서 양현종은 옆구리 근육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해 재활에 매달려야 했다.
최근 KIA가 마운드의 총체적 난국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기 때문에 돌아온 '좌완 에이스'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양현종은 부상 당할 때까지 14경기에 등판해 9승 1패 평균자책점 2.30(1위)의 빼어난 성적을 내고 있었다.
하지만 양현종은 확실히 긴 공백이 느껴지는 불안한 피칭을 했다. 제구가 안돼 애를 먹는 모습이었고, 출발부터 좋지 못했다.
1회말 첫 타자 황재균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뒤 정훈에게 좌익수 옆으로 가는 2루타를 맞고 처음부터 무사 2, 3루로 몰렸다. 다음 손아섭을 풀카운트 끝에 헛스윙 삼진 유도해냈으나 원바운드로 들어간 볼이 폭투가 되며 포수 김상훈이 뒤로 빠트렸다. 스트라이크아웃낫아웃 상황이 되면서 3루주자가 홈인했고, 손아섭은 재빨리 뛰어 2루까지 갔다. 폭투로 한 점을 그저 내주고 그대로 무사 2, 3루 위기가 계속된 것.
흔들린 양현종은 4번 전준우에게 중전 안타를 맞고 2점을 더 내줬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이후 양현종은 장성호와 강민호를 연속 파울플라이로 잡아냈다. 그런데 묘하게도 타구가 백네트 쪽 깊숙한 곳으로 갔고, 포수 김상훈이 열심히 쫓아가 두 번 다 넘어지며 잘 잡아냈으나 주자였던 전준우가 기민하게 이 타구 때마다 태그업해 한 베이스씩 진루했다. 강민호의 타구 때는 2루에서 3루로 향하는 전준우를 잡기 위해 김상훈이 송구한 볼을 베이스 커버 들어왔던 김선빈이 빠트리는 실책까지 범해 전준우는 홈으로 들어왔다.
이렇게 양현종은 1회에만 4실점했고 투구수도 38개나 됐다.
이후에도 양현종은 위태롭게 마운드를 지켜갔다. 2회말에는 선두타자 이승화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도루 저지로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3회말에도 손아섭에게 2루타를 맞고 몸에 맞는 공을 세 개나 내줬으나 중간에 병살타를 유도하고 2사 만루에서 문규현을 삼진으로 잡아내 한 점도 내주지 않고 이닝을 겨우 마칠 수 있었다.
4회말 양현종은 투아웃까지 잘 잡아낸 다음 정훈을 볼넷 출루시키고 손아섭에게 안타를 맞아 1, 3루로 또 위기를 맞았다. KIA 선동열 감독의 인내심은 여기까지였다. 이미 양현종의 투구수가 95개나 되기도 해 그를 강판시키고 신승현을 구원 투입했다.
이날 양현종의 피칭 성적은 3.2이닝 6피안타 5사사구 4탈삼진 4실점. 4회 강판하면서 두 명의 주자를 남겨뒀으나 신승현이 실점 없이 이닝을 끝내줘 양현종이 책임져야 할 점수가 늘어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양현종은 시즌 평균자책점이 2.63으로 치솟아 오랫동안 지켜왔던 이 부문 1위 자리를 NC 찰리(2.38)에게 내주고 2위로 미끄러졌다.
일단 양현종이 마운드로 돌아와준 것이 반갑기는 하지만 구위를 되찾지 못한 모습을 보여 KIA의 고민은 한동안 계속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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