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명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6, LA 다저스)이 메이저리그 10승 투수로 우뚝 섰다. 미국 진출 첫 해에 이뤄낸 쾌거다.
류현진은 3일(이하 한국시간)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5.1이닝 2실점으로 다저스의 6-2 승리를 이끌어냈다. 이로써 류현진은 시즌 21게임 등판 만에 10승(3패)을 채워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한국인 선수 가운데 최초로 데뷔시즌 두자릿수 승리를 올리는데 성공했다.
류현진은 무려 11개의 안타를 맞았으나 볼넷을 한 개도 내주지 않았고 삼진은 6개를 잡아냈다.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3.14에서 3.15로 조금 올라갔다.
뿐만 아니라 류현진은 다저스 구단의 역사적인 승리에도 이름을 남기게 됐다. 이날 승리로 다저스는 지난달 8일 샌프란시스코전부터 원정경기 12연승을 내달렸는데 이는 1924년 기록한 원정경기 연승 구단 역대 최고 기록과 타이다.
원정경기 부진에 시달려온 류현진은 이날도 매이닝 안타를 한두 개씩 맞으며 주자를 꼬박꼬박 내보낼 정도로 컵스 타선을 압도하는 구위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던 것은 특유의 위기관리 능력과 타선의 도움 덕분이었다.
1회초 다저스가 푸이그의 선제 적시타로 한 점을 내 1-0 리드를 안고 1회말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출발부터 불안했다. 데헤수스와 레이크에게 연속안타를 맞고 무사 1, 2루에 몰린 것. 하지만 3번타자 리조를 유격수 병살타로 유도해 아웃카운트 두 개를 한꺼번에 잡았고, 계속된 2사 3루에서도 4번 카스티요를 유격수 땅볼 처리하며 실점 없이 첫 이닝을 끝냈다.
류현진은 2회말 2루타 두 방을 맞고 첫 실점했다. 2사 후 7, 8번 타자 길레스피와 바니에게 각각 우익선상,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연속 2루타를 허용하며 1-1 동점을 내줬다. 두 타구 모두 잘 맞은 것은 아니지만 타구의 방향이 좋아 2루타가 됐다.
류현진에게 힘을 실어준 것은 팀 타선. 다저스는 3회초와 4회초 잇따라 2점씩 내며 5-1로 앞서나가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류현진은 4회초 공격 선두타자로 나선 두번째 타석에서 컵스 선발 트래비스 우드로부터 깔끔한 중전안타를 뽑아내 찬스를 만들었고 후속타 때 홈까지 들어와 다저스의 4득점째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4회말에도 류현진은 카스트로와 길레스피에게 2루타 2개를 맞고 1실점했다. 그래도 1사 2루의 계속된 위기에서 연속 내야땅볼 유도로 추가실점을 하지 않았다.
5회초 다저스 타선은 또 한 점을 보태 6-2로 달아났다. 이 과정에서 류현진은 무사 2루에서 보내기번트를 댔는데 야수선택이 되면서 1, 3루 찬스를 이어갔다. 이후 푼토의 희생플라이로 다저스는 점수를 냈다.
5회말에도 안타 두 개를 맞으면서도 실점 없이 버텨낸 류현진은 6회말 1사 후 길레스피와 바니에게 연속안타를 맞아 1사 1, 2루가 된 상황에서 물러났다. 투구수가 이미 101개에 이르렀고, 너무 많은 안타를 맞으며 6회를 채우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류현진을 구원 등판한 하웰이 내야안타를 내주며 1사 만루로 몰려 류현진의 실점이 더 늘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데헤수스가 병살타를 쳐줘 그대로 이닝이 종료되면서 류현진이 책임지는 실점은 2점이 됐다.
이후 양 팀은 모두 추가점을 내지 못하고 그대로 다저스의 6-2 승리로 종료됐다. 다저스는 59승 49패가 됐고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를 굳건히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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