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어제는 잘 잤다." 한화 이글스 김응용 감독은 31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경기를 앞두고 덕아웃을 찾은 취재진에게 이렇게 인사를 건넸다.
전날 한화는 넥센에게 10-3으로 이겼다. 1회에만 6점을 내는 등 타선 폭발로 경기를 쉽게 풀었다.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다나 이브랜드는 7.1이닝 동안 3실점으로 호투했고 이어 마운드에 오른 김광수와 이태양은 무실점으로 넥센 타선을 막아냈다.
깔끔한 승리였다. 김 감독은 "경기 초반 점수를 많이 얻어내고 편하게 경기를 치른 건 정말 오랜만의 일"이라며 미소지었다.
전날 승리로 김 감독은 개인 통산 1천500승에 단 1승만 남겨두게 됐다. 그러나 김 감독은 1천500승에 대해 말을 아꼈다. 그는 "현재 상황에서 승수와 관련한 이야기를 하긴 어렵지 않느냐"고 했다. 지난 2004년 삼성 라이온즈 사령탑 이후 9년 만인 올 시즌 다시 현장으로 돌아와 한화의 지휘봉을 잡았지만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팀 성적 때문에 의미있는 1천500승을 생각할 겨를이 없는 노감독이다. 팀 성적에 대한 걱정만 앞선다.
김 감독은 "1천500승과 관련된 행사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축하 꽃다발도 사양하겠다"고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지난 1983년 해태 타이거즈 사령탑을 시작으로 김 감독이 지금까지 거둔 1천499승은 대기록이다. 한국 프로야구 역사와 함께 한 셈이다.
김 감독은 "해태시절에는 100승, 200승, 500승을 올렸어도 간단한 기념행사만 치렀다. 꽃다발 등 그런 준비는 전혀 안했다"며 "사실 한국시리즈나 플레이오프 등 포스트시즌 성적까지 더하면 1천500승은 진작에 돌파한 셈 아니냐"며 껄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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