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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깜짝스타 안태영 "보고싶다,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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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동기 윤희상·김용의와 인연

[류한준기자] 하룻밤 자고 일어나니 스타가 됐다. 넥센 히어로즈 안태영은 최근 자신에게 집중되는 미디어와 팬들의 관심이 얼떨떨하기만 하다.

안태영은 지난해 잠깐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독립구단인 고양 원더스에서 넥센으로 팀을 옮겼을 때다. 2004년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 후 9시즌 만에 독립구단까지 거쳐 우여곡절 끝에 다시 프로팀 유니폼을 입게 된 그의 사연 때문이었다.

그러나 관심은 한순간이었다. 1군이 아닌 퓨처스(2군)리그에서 뛰는 그는 그저 그런 선수가 됐다. 넥센 2군 선수들이 있는 강진구장에서 묵묵히 땀을 흘렸다. 그러던 안태영에게 지난 27일 기회가 찾아왔다.

넥센은 그 날 타격부진에 시달리던 유한준을 2군으로 내리는 대신 안태영을 불러 올렸다. 강진구장에서 훈련 중이던 안태영은 삼성과 원정경기 중이던 대구구장으로 와 1군 선수단에 합류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안태영은 "지금도 그 날 생각을 하면 가슴이 떨린다"고 했다. 프로입단 꿈을 이뤘지만 곧바로 방출이라는 좌절을 맛봐야했던 바로 그 삼성의 홈구장이었다.

안태영은 이날 1군 등록되자마자 선발 출전해 데뷔전을 치렀고 폭발적인 타격으로 단번에 야구팬들의 주목을 끌었다. 자신에게 '친정팀'이라 할 수 있는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홈런 포함 4타수 4안타 맹타를 휘둘렀다. 넥센은 이날 연장 접전 끝에 삼성에 5-6으로 졌지만 안태영은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다. 첫 안타, 첫 타점, 첫 홈런을 기록했다.

그는 다음날 경기에서도 3타수 2안타를 쳤다. 이어 30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서도 역시 3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세 경기 연속해서 지명타자로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올렸고 세 경기 내리 멀티히트를 쳤다.

안태영은 "삼성 입단 동기였던 박석민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데뷔전이던 27일 경기에서 3회초 선두타자로 첫 타석에서 선 안태영은 삼성 선발 릭 밴덴헐크가 던진 4구째 방망이를 돌렸다. 평범한 3루수 파울 플라이였다. 1군 첫 타석은 그렇게 범타로 끝날 것 같았다. 그러나 박석민이 포구 도중 공을 떨어뜨리는 실책을 하는 바람에 안태영은 아웃되지 않았고, 결국 6구째 2루수 내야안타를 만들어냈다.

안태영은 "그 플레이 하나가 계기가 된 것 같다"고 웃었다. 첫 타석에서 행운이 함께 하며 안타를 기록한 것이 심적 부담을 줄여준 덕인지, 그는 4안타로 펄펄 날았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숙소로 오자 핸드폰에 반가운 메시지가 왔다. 고교 동기인 윤희상(SK 와이번스)에게서 온 카카오톡 메시지였다. 윤희상은 '축하한다. 이제 돈 많이 벌자'라는 메시지로 친구의 데뷔전 활약을 축하해줬다. 안태영은 친구가 한 말의 의미를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마음 한구석이 조금은 허전했다. 윤희상 외에 또 다른 이로부터 연락을 기다렸다. 선린인터넷고 야구부에서 함께 선수생활을 하며 프로입단 꿈을 키웠던 김용의(LG 트윈스)가 연락해주기를 기다린 것이다. 안태영은 "(김)용의랑은 정말 친하게 지냈다"며 "용의가 군대가기 전날까지도 함께 있었다"고 했다.

김용의는 둘보다는 프로 입단이 늦었다. 안태영과 윤희상이 고교 졸업 후 프로로 직행했고 김용의는 대학진학(고려대)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김용의는 지난 2008년 두산 베어스에 입단해 프로선수가 됐고 그 해 시즌 도중 LG로 트레이드 됐다.

안태영은 "용의가 입대를 앞두고 걱정을 많이 했었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김용의는 상무(국군체육부대)나 경찰청이 아닌 일반 현역병으로 군복무를 했다. 큰 키와 늘씬한 체격 때문에 의장대에서 근무했다. 친구의 입대와 미래에 대해 함께 고민하던 안태영은 당시 야구 유니폼을 벗어 선수는 아니었다. 어쩌면 그는 현역 입대하는 친구의 모습을 보고 야구에 대한 열정을 다시 불태웠는지도 모른다.

안태영은 "용의와 그라운드에서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1군에서 뛸 기회를 잡았지만 안태영은 윤희상, 김용의와 견줘 아직은 주전 자리가 보장된 상황이 아니다. 언제든 다시 2군으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고작 세 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안태영의 타격 성적은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다. 10타수 8안타로 타율이 무려 8할이며 홈런과 2루타를 하나씩 때렸다. 이런 타격감을 유지하는 선수를 1군 엔트리에서 빼는 팀은 없을 것이다.

안태영도 "있는 동안 정말 최선을 다하겠다"며 "2군으로 가더라도 언제나처럼 후회를 남기진 않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넥센과 LG는 오는 8월 20일과 21일 목동구장에서 맞대결한다. 안태영이 1군에서 계속 뛴다면 오랜 친구와 그라운드에서 반갑게 만날 수 있다.

조이뉴스24 목동=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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