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과연 새 역사가 쓰여질 것인가.
한국 여자 골프의 희망 박인비(25, KB금융그룹)가 사상 첫 캘린더 그랜드슬램에 도전한다. 박인비는 다음달 1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파72, 6,672야드)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시즌 4번쨰 메이저대회 브리티시오픈(총상금 275만달러)에 출전한다.
이미 지난 4월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6월 LPGA 챔피언십과 US 여자오픈을 석권한 박인비는 이번 브리티시오픈마저 우승할 경우 한 시즌에 4개의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정상에 오르는 신기원을 이루게 된다. 골프 역사상 한 해에 메이저대회를 모두 석권한 선수는 지난 1933년 PGA의 바비 존스가 유일할 뿐 LPGA에선 한 명도 없었다.
미키 라이트(미국)가 1961년과 1962년에 걸쳐 4회 대회 연속 한 적이 있지만 캘린더 그랜드슬램이 아닌 평생에 걸쳐 이룩했다는 의미의 '커리어 그랜드슬램'으로 분류된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박세리(36, KDB 금융그룹)가 3개의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게 최다 기록이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박인비의 일거수일투족에 전세계 미디어와 골프팬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마이크 완 LPGA 커미셔너도 박인비의 그랜드슬램 달성 여부가 대회의 가장 큰 관심사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박인비가 이번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우승한다면 4연속 메이저 대회를 제패하는 것으로 그랜드슬램이 맞다. 다섯 번째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까지 우승하면 '슈퍼 그랜드슬램'이 된다. 두 대회 중 하나만 우승해도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명예를 얻는다"고 말했다.
대회 장소인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는 비바람이 강하게 불어 변수가 강하게 작용하는 곳이다. 여자 선수들에게 문호를 개방한 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 지난 2007년 브리티시 여자오픈을 처음 개최한 뒤 6년만에 같은 장소에서 대회가 열리는 것이다. 박인비는 2007년 이 코스에서 경기를 가진 적이 있다.
당시 LPGA 2부 투어에서 뛰던 박인비는 공동 11위를 했다. 우승은 로레나 오초아(멕시코)가 차지했다. 이후 박인비는 각고의 노력 끝에 세계 정상급 기량을 얻었고, 현재 세계랭킹 1위까지 오르며 LPGA의 '여제'로 군림하고 있다.
박인비가 아무도 이루지 못한 캘린더 그랜드슬램을 과연 달성할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은 스코틀랜드로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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