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후반기 2번째 등판에서 깔끔한 투구로 9승을 거둔 류현진(26, LA 다저스)이 내친김에 시즌 10승에 도전한다.
류현진은 다음달 3일 오전 5시5분(이하 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리는 시카고 컵스와 원정경기에 등판한다. 이번에도 이기면 한국인 빅리그 첫 데뷔시즌 두자릿수 승리라는 금자탑을 쌓게 된다. 그간 아시아 출신으로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에 10승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일본과 대만 출신 뿐이었다.
류현진에 앞서 다저스에 입단한 노모 히데오가 1995년 13승(6패)을 기록했고 이시이 가즈히사 역시 2002년 14승(10패)을 올리며 두각을 나타냈다. 2007년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빅리그 데뷔한 마쓰자카 다이스케와 지난해 텍사스 레인저스에 입단한 다르빗슈 유도 데뷔 시즌에 각각 15승(12패)과 16승(9패)을 신고했다. 지난해 일본 주니치에서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합류한 대만 출신 천웨인도 데뷔 시즌 12승(11패)승을 올렸다.
한국 선수로는 류현진이 대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컵스전이 추신수(31, 신시내티)와 맞붙은 지난 28일 신시내티전 못지 않게 중요한 이유다.
올 시즌 컵스는 무서운 장타력을 과시하고 있다. 팀홈런(112개) 내셔널리그 3위에 2루타(205개)는 가장 많이 쳤다. 29일 현재 두자릿수 홈런을 친 선수가 앤서니 리조(14개) 다윈 바니(14개) 2명이다. 중심 타선의 파워만큼은 빅리그 어느 구단에도 뒤지지 않는다.
매 경기 엄청난 점수를 뽑을 것 같지만 팀득점(413점)은 리그 9위에 불과하다. 일발장타력에도 불구하고 타격의 정교함이 무척 떨어지는 탓이다. 올 시즌 컵스에서 200타수 이상 기록한 선수 중 타율 2할8푼 출루율 3할4푼을 넘는 선수가 하나도 없다. 한 마디로 '모 아니면 도'인 선수들로만 구성돼 있다. 단적으로 표현하면 '공갈포 타선'이다. 더구나 17홈런을 친 알폰소 소리아노는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됐다.
올 시즌 원정에선 약했던 류현진이지만 컨디션 관리에 성공하고 경기 초반 상대 타선에 말리지 않을 경우 승리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리글리필드가 올 시즌 파크팩터 득점부문(.267)에서 30개 구장 중 1위이지만 28일 신시내티전에서 처럼 정교한 제구와 함께 땅볼 유도 능력이 빛을 발한다면 크게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을 듯 하다. 리글리필드는 박찬호가 지난 1996년 4월 7일 한국인 투수로는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승리를 거둔 역사적인 장소다.
류현진과 맞붙을 상대 투수는 좌완 트래비스 우드. 빅리그 4년차로 올 시즌 7승7패 평균자책점 2.95를 기록했다. 컵스 투수진의 에이스로 꼽힌다. 만만치 않은 실력을 갖췄지만 살아난 다저스 타선의 위력이 공략 못할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다.
류현진은 최근 승운이 따르고 있다. 지난 6일 샌프란시스코 원정부터 등판한 4경기에서 3승을 챙겼다. 투구 내용은 다소 들쭉날쭉했지만 타선의 지원이 겹쳐 승수를 쌓았다. 대포 군단 컵스와 처음 만나는 류현진이 깔끔한 투구로 메이저리그 10승 투수로 자리매김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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