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홈런왕 경력자들의 홈런 레이스에 불이 붙었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 것일까.
최형우(삼성)가 3경기 연속 홈런을 쏘아올리는 무서운 페이스를 보이며 홈런 부문 단독 2위로 뛰어올랐다. 이제 1위 박병호(넥센)와 격차는 1개 뿐이다. 25일 현재 최형우가 19개, 박병호가 20개의 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최형우는 23일부터 시작된 NC와의 홈 3연전에서 꼬박꼬박 홈런을 신고했다. 23일에는 6회말 결승 투런포, 24일에는 연장 10회말 끝내기 솔로포, 25일에는 1회말 선제 결승 솔로포를 각각 터뜨렸다. 3개의 홈런이 모두 결승타였을 정도로 영양가도 만점이었다.
5월까지 6홈런으로 잠잠하던 최형우의 홈런포는 6월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했다. 6월 20경기에서 6개의 대포를 쏘아올린 최형우는 7월 13경기에서 벌써 7개의 아치를 그리며 홈런왕 경쟁에 불을 붙였다. 최형우는 30개의 홈런으로 홈런왕에 올랐던 지난 2011년 영광의 재현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 홈런왕(31개) 박병호도 서서히 홈런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5월, 6월 5개 씩의 홈런을 터뜨리더니 7월 들어 6개의 홈런을 추가했다. 전반기 막바지였던 16일 SK전에서는 2개의 홈런을 몰아쳤고, 후반기 두 번째 경기였던 24일 두산전에서는 20호 홈런을 터뜨렸다.
최정(SK)도 18개의 홈런으로 두 선수를 뒤쫓고 있다. 올 시즌 홈런왕 경쟁은 현재까지 3파전으로 흘러가는 분위기다. 하지만 박병호, 최형우와는 달리 최정은 정통 홈런 타자는 아니다. 홈런왕 경험도 없다. 박병호와 최형우가 앞으로 홈런 레이스를 주도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최형우와 박병호에게는 올 시즌 홈런왕이 저마다의 의미를 지닌다. 먼저 최형우는 2011년 홈런-타점 타이틀을 차지하는 등 최고의 시즌을 보낸 뒤 지난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뒀다. 올 시즌 홈런왕 타이틀을 되찾는 것이 2011년의 활약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하는 길이다.
박병호의 경우 2001년~2003년 홈런왕 3연패를 달성한 이승엽 이후 첫 홈런왕 연패에 도전한다. 2년 이상 연속해서 홈런 타이틀을 차지한 선수는 한국 프로야구 역사 속에서도 이만수(삼성), 김성한(해태), 장종훈(빙그레), 이승엽 등 4명 뿐이다. 홈런왕 2연패는 레전드급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기회다.
그런 두 선수의 홈런포 맞대결이 26일부터 펼쳐진다. 대구구장에서 선두 삼성과 3위 넥센이 맞붙는 것. 중심타자들의 홈런은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라는 점에서 두 거포의 어깨가 무겁다.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는 넥센이 6승1무2패로 삼성에 앞서는 가운데 최형우와 박병호가 펼치는 홈런 경쟁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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