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롯데 자이언츠 송승준이 후반기 첫 선발 등판을 한다.
송승준은 25일 대전구장에서 열리는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다. 그는 전반기 17경기에 나와 4승 4패 평균자책점 4.34라는 성적을 거뒀다. 팀도 그렇고 스스로도 만족할 수 없는 기록이다.
송승준은 "거의 매 시즌 발동이 늦게 걸리는 편이긴 했지만 이번에는 좀 심하다"며 "투구 밸런스가 잘 잡히지 않고 있다. 마운드에서 내가 공을 던지는 게 아닌 느낌"이라고 부진 이유에 대해 얘기했다.
부상을 당하거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기대만큼 승수를 올리지 못한 건 아니다. "체력적으로 지치진 않았다. 오히려 나이가 어릴 때보다 지금이 더 좋다"는 게 그의 말이다. 그래서 더 답답하다.
송승준은 "김시진 감독님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팀 동료, 그리고 무엇보다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했다. 그는 전반기 부진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팬 투표를 통해 이스턴올스타 선발투수 부문 최다 득표자가 돼 올스타전 베스트 멤버로 뽑혔다.
지난 19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올스타전에 선발투수로 나선 그는 시즌 경기 때와 마찬가지로 임팩트 있는 피칭을 하지 못했다. 김용의(LG 트윈스)에게 투런포를 허용하는 등 2이닝 동안 2피안타 2실점했다. 투수들이 많은 이닝을 던지지 않는 올스타전의 특성상 송승준의 투구내용은 좋지 못했다.
올 시즌 송승준은 유독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잘 던지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한 경우가 꽤 된다. 팀 동료 크리스 옥스프링과 비슷한 행보다. 송승준은 "주변에서도 '불운하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고 전했다. 송승준도 그렇게 그저 '운이 없었다'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생각을 아예 머리 속에서 지웠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대표 출전했던 영향이 있는 것일까. 송승준은 "모든 건 핑계일 뿐"이라고 했다. 프로선수로 가져야 할 자세가 아니라는 의미다. 그는 올스타 휴식기 동안 최근 부진의 원인을 찾기 위해 고민했다. 정민태 투수코치와도 더 많은 대화를 나눴다. 정 코치는 송승준에게 투구 동작에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송승준은 "상하체를 모두 이용하지 않고 단지 팔만으로 공을 던지는 그런 느낌이었다"며 "정 코치님도 바로 그 점을 말하셨다"고 전했다. 정 코치는 투구시 상체를 쭉 펴고 던지라고 조언했고 송승준도 불펜피칭을 통해 조금씩 예전 감각을 떠올렸다.
송승준은 지난해에도 지금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전반기 부진과 불운이 겹치면서 시즌 최종 성적 7승 11패에 그쳤다. 두자릿수 승수를 놓쳐 아쉬운 마음도 있었지만 현재는 개인성적에 대한 미련을 버렸다. 그는 "팀이 한창 순위경쟁을 하고 있는 마당에 개인기록에 대한 욕심은 없다"며 "선발로 나와 승리투수가 되지 못한다고 해도 팀이 이기면 된다"고 강조했다.
물론 선발투수가 마운드에서 일찍 내려오는 상황만큼은 피해야 한다. 송승준도 그 부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는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상대 타선을 막아내줘야 중간계투진도 그렇고 마무리로 뛰고 있는 김성배도 부담이 덜 된다"고 말했다.
송승준은 지난 6월 12일 사직구장에서 열리 넥센 히어로즈전부터 올스타 휴식기 직전 나온 17일 LG전까지 5경기째 승리와 인연이 없었다. 12일 등판한 NC 다이노스전 패배를 포함해 2연패 중이다.
송승준이 이날 한화전에서 시즌 5승째를 달성하고 팀도 3연승을 기록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송승준에게 이번 등판이 중요한 이유는 또 있다. 그는 올 시즌 한화를 상대로 헛심만 썼다. 지금까지 2경기에 나와 1패 평균자책점 8.59로 투구내용이 아주 좋지 않았다. 그래서 더욱 자존심을 걸고 한화전 승리를 벼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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