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안컵]홍명보 감독이 풀어야할 '3대 과제'

[최용재기자] 홍명보 신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사령탑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지난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 동아시안컵 1차전 호주전에서 홍명보호는 데뷔전을 치렀고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승리하지 못했지만 홍명보호를 향한 찬사가 이어졌다. 압박과 투지, 그리고 조직력이 다시 살아나며 홍명보호는 진정한 국가대표다운 모습을 보였다. 홍 감독은 "수비적인 면에서는 100점을 줘도 아깝지 않다"고 말하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 A대표팀에 처음 발탁됐지만 최고의 활약을 펼친 윤일록(서울)과 김진수(니가타)를 발견하는 소득도 있었다.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홍명보호는 데뷔전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문제점도 노출했다. 그리고 개선해야 될 부분들도 드러났다. 오는 24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리는 2차전 중국전. 그 전까지 홍명보 감독은 해결해야 할 3가지 과제가 있다.

◆골결정력 부재

역시나 가장 시급한 문제는 골결정력이다. 홍명보호는 호주전에서 20개가 넘는 엄청나게 많은 슈팅을 했으면서도 단 1개의 골도 성공시키지 못했다. 수많은 결정적인 찬스에도 공은 골대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홍명보호 공격수들의 경험 부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동섭(성남)은 A대표팀 첫 발탁이었고 서동현(제주)도 4경기 경험에 불과하다. 김신욱(울산)이 17경기로 가장 대표팀 출전 횟구가 많았다. 이들 세 명의 공격수가 A매치에서 넣은 골은 단 1골이다. 김신욱이 넣은 1골이 전부다.

홍 감독이 경험 부족의 공격수들을 어떤 방식으로 효율적으로 살려낼 지가 관건이다. 공격수들의 골이 있어야 완벽한 한국형 축구도 만들 수 있다. 홍 감독이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다.

◆염기훈 딜레마

염기훈(경찰축구단)은 의욕이 넘쳤지만 결실을 맺지 못했다. 군인 신분으로서의 편견을 깨려 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바로 '염기훈 딜레마'다.

염기훈은 홍명보호에 소집되면서 군인 신분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 자신했다. 훈련도 많이 했고 K리그 챌린지에서 꾸준히 경기에 나서 경기 감각도 문제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염기훈은 호주전에서 후반 14분 교체 투입돼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다. 패스 미스가 잦았고, 움직임은 다소 둔했다. 골대를 맞히는 슈팅으로 강한 인상을 남기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염기훈 딜레마'이자 군 복무 중인 선수들에 대한 딜레마이기도 하다. K리그 챌린지에서 '메시 놀이'를 한다는 이근호(상주 상무)도 대표팀에서는 성공하지 못했다. 염기훈 역시 대표팀의 템포와 압박에 쉽게 녹아들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염기훈 딜레마. 홍 감독이 풀어야할 쉽지 않은 과제다.

◆J리거들의 본격적 활용

호주전은 K리거 위주로 라인업을 짤 수밖에 없었다. J리거들은 K리거들보다 더 빡빡한 경기 일정으로 인해 체력적으로 부담감이 있었고 국내파보다 하루 늦은 18일에야 대표팀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홍 감독은 1차전에서는 K리거 위주로 경기를 치르고 2차전 중국전부터 본격적으로 J리거들을 활용할 것이라 밝혔다.

호주전에 선발로 나선 J리거는 김진수와 김창수(가시와) 뿐이었다. 조영철(오미야)은 후반에 교체 투입됐다. 이번 대표팀 명단에 J리거는 총 7명. 나머지 4명의 선수가 중국전 출장을 기다리고 있다.

황석호(히로시마), 장현수(도쿄), 김민우(사간도스), 한국영(쇼난 벨마레)이 그 주인공들이다. 1차전에서 조직적인 측면에서는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인 홍명보호다. 2차전에 새로운 J리거들의 투입으로 어떤 변화를 가지고 올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분명 1차전보다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 J리거들을 어떻게 활용해 어떤 눈부신 효과를 낼 것인가. 홍 감독의 마지막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