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영화 '미스터 고'를 연출한 김용화 감독이 극의 초반과 후반 등장하는 중국 현지 장면을 모두 한국에서 촬영했다고 고백헀다.
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영화 '미스터 고' 언론·배급 시사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김용화 감독과 주연 배우 성동일, 서교가 참석했다. 영화 상영이 끝난 뒤 김용화 감독은 "중국 촬영은 지금 보신 영화 속에서 하나도 없었다"고 입을 연 뒤 "지린성 대지진 장면은 대치동에서 촬영해 시각 효과를 사용했다"고 알려 놀라움을 자아냈다.
영화의 초반에는 주인공 웨이웨이와 고릴라 링링의 터전이었던 중국 지린성과 연변이 등장한다. 그러나 감독에 따르면 이 두 지역 모두 한국에서 촬영된 장면으로, 사후 시각 효과(VFX)를 통해 실감나는 중국 현지 장면으로 살아났다.
김용화 감독은 "연변 서커스장은 서산에서 찍었다"며 "조금 더 집중할 수 있게 도구를 잘 이용했다"고 알렸다. '미스터 고'는 애초 화려한 VFX 기술이 동원돼 기대를 모았던 영화다. 그는 "(현장에) 가서 누수가 나는 것보다는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 나았다"며 "그런 것들도 화이프로덕션에서 지원해줬다"고 고마워했다.
'미스터 고'는 중국의 투자배급사 화이프로덕션에서 순제작비 225억원 중 약 50억원(500만 달러)을 투자해 한·중 합작 조건을 충족했다.
이어 "그 때만 해도 한중 합작 내규가 삼엄할 때였다"며 "일정 부분 이상을 중국에서 촬영해야 하지 않느냐는 비율을 묻기도 하는데, 중국인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다. 합작의 첫 조건은 시나리오다. 합작 할 만한 시나리오가 충족됐다면 나머지는 하위 요소"라고 강조했다.
이날 김 감독은 허영만 화백의 '제7구단'에서 야구하는 고릴라라는 설정을 빌려 온 것에 대해 "허영만 선생을 진심으로 존경한다"며 "만화를 그대로 옮겨서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몰랐고, 그 분의 정신을 가져오면 된다는 생각만큼은 처음과 끝이 같다"고 알렸다.
그는 "만화에서 가져 온 설정은 프로야구단에서 활약하는 고릴라가 있다는 것 뿐"이라며 "나머지는 제가 잘 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들었다. 감독에겐 동기 부여가 가장 중요하니, 자리를 빌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미스터 고'는 야구하는 중국의 고릴라 링링과 그의 15세 매니저 소녀 웨이웨이의 이야기를 그린다. 중국 배우 서교가 웨이웨이 역을, 성동일이 링링을 한국 프로야구 구단으로 스카우트하는 스포츠 에이전트 성충수 역을 맡았다.
홀로 전통의 서커스단을 이끌던 웨이웨이는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남긴 빚을 갚기 위해 유일한 가족인 45세 고릴라 링링을 한국의 프로야구단에 입단시키게 된다. 타고난 힘과 스피드, 훈련으로 다져진 정확함까지 갖춘 링링은 한국 야구계의 슈퍼스타로 거듭난다.
중국 내 최소 5천개 이상의 스크린을 확보했으며 홍콩·마카오·대만 등 중화권 국가에서도 선을 보인다. 오는 17일 한국에서, 18일 중국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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