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LG 트윈스 이병규는 타구가 뒤로 빠지는 걸 확인하는 순간 주저 없이 2루를 돌아 3루로 내달렸다. 넥센 히어로즈를 상대로 5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7회초 LG 공격 1사 1루에서 이병규의 타격 후 일어난 상황이었다.
이병규는 7회 4번째 타석에 들어서 넥센 네 번째 투수 이보근이 던진 공에 날카롭게 배트를 휘둘렀다. 잘 맞은 타구는 빠르게 외야 가운데로 향했고, 넥센 중견수 이택근은 그 공을 잡기 위해 몸을 날렸다. 하지만 공은 글러브 옆으로 빠져나갔다.
이 타구로 이병규가 3루에 안착하는 순간,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 새 기록이 하나 작성됐다. 이병규는 이 3루타로 이날 경기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한 것이다.
역대 최고령 사이클링히트 기록이었다. 기존 양준혁이 갖고 있던 최고령(당시 33세 10개월 19일)의 기록을 훌쩍 뛰어넘어 이병규는 만 39세 8개월 10일의 나이로 최고령 사이클링히트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병규는 3루에 도착한 후 최태원 코치와 힘차게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록을 자축했다.
프로야구 통산 15번째 나온 사이클링히트다. 이날 이병규 이전 마지막으로 사이클링히트를 친 선수는 이종욱(두산 베어스)으로 지난 2009년 4월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서 기록했다. 4년이 넘도록 보지 못했던 대기록이 실로 오랜만에 이병규의 방망이 끝에서 나온 셈이다.
사이클링히트는 프로 출범 원년이던 1982시즌 1호가 기록됐다. 삼성 라이온즈 소속이던 오대석(현 한화 이글스 코치)이 1982년 6월 12일 구덕구장에서 열린 삼미 슈퍼스타즈와 경기에서 처음 기록했다.
역대 최연소 사이클링히트는 신종길(KIA 타이거즈)이 작성했다. 신종길은 한화 소속이던 지난 2004년 9월 21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했다. 당시 신종길은 만 20세 8개월 21일이었다.
외국인선수도 사이클링히트를 친 적이 있다. 삼성과 LG를 거친 매니 마르티네스가 주인공이다. 마르티네스는 삼성 시절이던 2001년 5월 26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해태 타이거즈(현 KIA)전에서 작성했다. 종전 최고령 기록을 갖고 있던 양준혁은 지금까지 유일하게 사이클링히트를 2번이나 작성했다.
삼성 소속이던 양준혁은 1996년 8월 23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현대 유니콘스와 경기에서 개인 1호 사이클링히트를 쳤고, 역시 삼성 소속으로 활약하던 2003년 4월 15일 수원구장에서 역시 현대를 상대로 개인 2호 사이클링히트를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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