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2.25.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 류현진(26, LA 다저스)의 홈과 원정경기 평균자책점 차이다. 홈 9경기에서 4승1패 평균자책점 1.90으로 특급 피칭을 펼친 류현진은 원정 7경기에선 2승2패 4.15로 성적이 하락했다. 안방에선 무적이지만 원정에선 다소 기대에 못미쳤다는 얘기다.
구체적으로 뜯어보면 홈 9경기 전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QS)를 기록했지만 원정에선 QS 비율이 57%(7경기 중 4경기)로 떨어진다. 피안타율(0.241-0.250)에 큰 차이는 없지만 제구가 흐트러지며 9이닝당 볼넷 허용(2.7개-3.6개) 비율이 높아졌다. 피홈런도 적지에서 경기당 1개 가까이 허용했다.
이런 '양극화 현상'이 벌어진 이유는 결국 메이저리그 원정경기의 어려움을 방증한다. 빅리그 신인인 류현진은 유독 장거리 원정경기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비행기로 6시간 가량 이동해야 하는 대서양 연안 동부지구 팀들과 원정경기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애틀랜타, 볼티모어, 뉴욕 메츠, 뉴욕 양키스와 치른 4차례 원정경기만 놓고 보면 류현진의 성적은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4.12다.
결국 원정경기의 어려움을 얼마나 빨리 극복하느냐에 따라 시즌 성적도 좌우될 전망이다. 류현진의 다음 등판도 원정이다. 오는 6일(이하 한국시간) AT&T파크에서 열리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이 유력하다. 샌프란시스코는 LA에서 비행기로 1시간 거리에 불과하고, 같은 서부지구여서 시차도 없다. 다만 다저스가 3∼5일 콜로라도 원정을 마친 뒤 곧바로 샌프란시스코로 이동해야 하는 점은 변수다. 콜로라도 덴버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는 비행기로 2시간 30분 가량 걸린다. 1시간의 시차도 있다. 이번에도 적절한 컨디션 유지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올 시즌 류현진은 AT&T파크에서 한 차례 등판한 적이 있다. 지난 5월6일 시즌 7번째 선발등판해 6이닝 8피안타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승리와 QS를 모두 놓친 경기였다. 투구 내용만 놓고 보면 크게 부진했다고는 볼 수 없지만 어쨌든 결과가 좋지 않았다.
요즘 류현진은 당시와 비교해 한결 여유있는 투구를 선보이고 있다. 등판을 거듭하면서 수싸움을 즐기는 모습이다. 힘으로만 윽박지르던 초반과 달리 여러 구질을 적절하게 구사하며 다저스의 '에이스급'으로까지 불리고 있다. 비록 운이 없어 최근 5차례 등판에서 승리를 따내진 못했지만 이 기간 중 7이닝 2실점 이하의 특급 피칭 2번에 매번 QS에 성공하면서 '언제든지 팀에 승리 기회를 제공하는 투수'로 여겨지고 있다.
이날 경기를 마치면 류현진은 올스타 휴식기까지 한 차례 더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예상 등판시점은 오는 11일 체이스필드에서 열리는 애리조나전. 또 원정경기다. 올 시즌 기대 이상의 피칭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류현진이 잇달아 예정된 원정경기의 난관마저 극복하고 전반기를 깔끔하게 마무리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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