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고 했던가. 하지만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은 첫 술에 배가 불렀다.
3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전북 현대와 경남FC의 K리그 클래식 15라운드. 이 경기는 1년6개월 동안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떠나 있던 최강희 감독의 전북 사령탑 복귀전이었다.
경기 전 만난 최 감독은 걱정부터 앞섰다. 부상 선수들이 많은 것이 첫 번째 고민이었고 휴식기 동안 제대로 훈련을 하지 못해 체력적으로 문제점이 있다는 것, 그리고 선수들의 정신력이 나태해졌다는 것 등 고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최 감독은 "차근차근 제모습을 찾아야 한다. 훈련을 많이 하지 못했다.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전북 다운 모습을 찾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오늘 경기는 정신력으로 극복해내야 한다"며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 예상했다.
아무리 최 감독이라 해도 팀에 복귀하자마자 첫 경기 만에 전북을 예전의 최강 전북으로 되돌릴 수는 없는 일이다. 최 감독이라 해도 첫 술에 배부르기는 어려웠다. 최 감독에게도 시간이 필요하다. 다시 강한 전북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다림이 필요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최 감독은 첫 술에 변화된 전북의 모습을 보였다. '닥공(닥치고 공격)'도, 수비도, 전북은 최 감독의 합류 그 자체만으로도 강한 팀으로 변모해 있었다. 최근 무기력했던 전북의 모습은 없었다.
전북은 전반 43분 레오나르도의 패스를 받은 케빈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고 후반 11분 이동국의 어시스트에 이은 케빈의 추가골로 2-0으로 앞서나갔다. 케빈은 최강희 감독의 닥공에 새로운 '아이콘'으로 급부상했다. 그리고 후반 24분 이동국이 최강희 감독 복귀 축하포를 터뜨렸다. 후반 30분 이동국은 팀의 네 번째 골까지 터뜨리며 마음껏 포효했다.
전반 수비에서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전북의 수비진은 끝까지 무실점으로 경남의 공격을 막아냈다. 최근 2경기에서 9실점을 했던 구멍 난 수비였다. 하지만 이날 그 구멍은 단단히 메워졌다.
최 감독의 복귀전은 전북의 4-0 승리로 아름답게 시작됐다. 최 감독의 합류로 전북은 투지가 살아났다. '닥공'도 춤췄고 수비도 어느새 단단해졌다. 복귀전을 완벽하게 치른 최 감독이 앞으로 더욱 강해질 전북의 기세를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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