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일본 프로야구기구(NPB)가 올 시즌 공인구의 반발력 상승을 은폐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스포츠호치를 비롯한 일본 언론들은 12일 일제히 NPB가 공인구의 반발력과 관련해 지금껏 거짓말을 해왔다고 보도했다. 지난해보다 공인구의 반발력을 높여놓고 "지난해와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던 것이다.
NPB의 주장과는 달리 사실 공인구의 반발력에는 변화가 있었다. NPB 시모다 구니오 사무국장은 공인구 제조업체인 미즈노사에 공의 반발력 수정을 의뢰했던 사실을 인정했다. 또한 미즈노사는 그동안 공인구에 대한 질문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대답하도록 NPB로부터 지시를 받아왔다.
이른바 '통일구'라고 불리는 일본의 공인구는 지난 2011년 가토 료조 NPB 커미셔너의 주도로 도입됐다. 여러 개의 공인구 제조사를 미즈노사 한 곳으로 통일해 공인구를 만들었다. 국제대회 경쟁력 강화를 이유로 공의 반발력을 국제대회 수준으로 조절한 것이다. 그러나 홈런 수가 급감하며 '야구가 재미없어졌다'는 평가를 받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NPB는 올 시즌을 앞두고 다시 공인구의 반발력을 높였다. 하지만 "달라진 것이 없다"며 거짓말을 한 것이 문제였다. 직접 체감한 선수들 사이에서는 반발력이 높아진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됐고, 홈런 수도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었다. 올 시즌 추세대로라면 12개 구단에서 기록할 총 홈런 수는 1천297개. 지난해 881개보다 47%나 급증하는 수치다.
시마 모토히로(라쿠텐) 선수회 회장은 "직접 플레이 해보면 확연히 다르다. 홈런 수도 늘었고 투수들의 방어율을 봐도 확실하다"며 "지난해까지의 공인구를 기준으로 인센티브 계약을 맺은 선수들도 있다. 선수들의 처우와 직결되는 문제"라고 강변했다.
시모다 사무국장은 "(선수회로부터) 경기가 재미없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며 "반발계수가 기준치를 밑도는 것은 문제다. 재고를 자연스럽게 소진하기 위해 작년 공은 연습경기, 시범경기 등에서 사용해 없앴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설명은 결국 올 시즌 개막부터는 새로운 공인구가 사용됐다는 뜻이 된다.
홈런 수가 늘면서 바라던 대로 일본프로야구 경기는 좀더 재미있어졌다. 하지만 다른 문제점들도 생겼다. 특히 NPB가 공인구의 반발력 변화를 은폐해 왔던 것은 쉽게 파장이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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