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최강희호는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6차전까지 치르며 12득점 6실점했다. 외형상으로는 나쁘지 않은 기록이다.
하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다르다. 최종예선 초반인 카타르(원정), 레바논(홈)과의 1, 2차전에서 전체 득점의 절반이 넘는 7득점을 해낸 뒤 우즈베키스탄전(원정) 2득점으로 줄었고 이란(원정)과 4차전에서는 무득점으로 패했다. 이후 카타르(홈)와 5차전 2-1 승, 레바논(원정)과 6차전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한국의 득점력이 떨어지는 데는 다양한 분석이 있지만 공격진의 조화 문제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김호 전 축구대표팀 감독은 "선수기용이 고집스러운 것 같다. 최전방에서 수비에 가담하지 않는 이동국은 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라며 다소 아쉬움을 나타냈다. 또, "선수들은 전방에 장신 공격수가 있으면 습관적으로 가로지르기(크로스)로 해결하려고 한다. 그런 점에서 김신욱의 기용은 장, 단점이 뚜렷하다"라며 뭔가 시너지 효과를 낼 전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나마 공격진에는 손흥민(함부르크),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외에 측면의 이근호(상주 상무), 이청용(볼턴 원더러스) 등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자원들이 있다. 손흥민은 카타르와 홈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귀중한 승점 3점을 선사한 바 있다.
하지만, 최강희호의 세트피스 활용은 낙제점에 가깝다. 카타르와 5차전까지 전담 키커 기성용(스완지시티)을 활용했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상대의 밀집수비에 날카로운 킥이 무용지물이었다. 레바논 원정에서 김치우(FC서울)가 넣은 프리킥 골을 제외하면 직접 골대 안으로 들어간 골을 꼽기도 어렵다.
이번 우즈벡전에서는 옵션이 하나 더 늘었다. 왼발이 김치우라면 오른발에 박종우(부산 아이파크)가 등장했다. 지난해 런던 올림픽에서도 기성용과 번갈아 세트피스 키커로 나서기도 했던 박종우는 오른발로 골문을 겨누겠다는 각오다. 박종우는 "뛰고 싶어 미치겠다. 꼭 뭔가 보여주고 싶다"라며 의욕을 불살랐다.
공격에 그나마 희망이 생겼다면, 수비에서는 트라우마가 생길 정도로 세트피스와 악연을 거듭 중이다. 6실점 중 4실점이 세트피스 상황에서 나왔다. 우즈벡 원정에서는 2실점 모두 코너킥에 의한 실점이었다. 한국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세르베르 제파로프(성남 일화)의 킥이 수비진을 혼란에 빠뜨렸다.
최강희 감독은 우즈벡전을 대비하며 세트피스 수비에 집중했다. 주전팀을 상대하는 비주전팀에 제파로프와 똑같은 왼발잡이인 김보경(카디프시티)을 배치해 다양한 상황에 대비했다. 선수 개개인의 위치까지 잡아주는 등 상황 대처 수비에 공을 들였다. 제파로프의 킥 방향과 주요 선수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비디오 분석을 했다.
실점 상황에 대해서는 상세한 설명으로 머릿속에 단단히 입력하도록 했다. 어렵게 골을 넣고도 세트피스로 쉽게 실점해 흐름을 뺏기지 말자는 의도에서다. 우즈벡전 결과가 한국의 올림픽 본선 진출의 명암을 가를 수 있다는 점에서 세트피스 활용과 방어는 최대 과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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