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가 지키는 야구, 계산이 서는 야구를 펼치고 있다. 든든한 불펜 덕분이다.
LG는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5-3으로 승리를 거뒀다. 아직 순위는 6위에 그치고 있지만 3위 롯데 자이언츠와 승차는 반경기에 불과하다. 최근 10경기에서 7승3패의 호조다.
이날 두산전 승리의 원동력은 박용택이 쏘아올린 선제 결승 만루홈런이었다. 그러나 팀 타율 1위인 두산 방망이를 멈춰 세운 불펜의 활약이 아니었다면 LG의 승리도 장담할 수 없었다.
올 시즌 LG 마운드는 몰라보게 달라졌다. 5일 현재 팀 평균자책점이 3.69로 삼성(3.52)에 이어 2위다. 특히 불펜 평균자책점은 2.89로 9개 구단 중 당당히 1위에 올라 있다.
강력한 불펜은 선수단 전체에 믿음을 불어넣고 있다. 경기 중반까지만 리드를 잡는다면 경기 후반은 불펜이 승리를 책임져 준다는 믿음이다. 이는 벤치의 경기 운영도 수월하게 해준다.
두산전에서 만루포를 터뜨린 박용택은 "먼저 4점을 뽑고 추가점을 계속 못 뽑았는데 보통 그런 경우 경기 흐름이 상대편으로 넘어간다"며 "그런데 우리 팀은 불펜이 7~9회를 막아냈다. 야수 입장에서도 투수들이 경기 후반 실점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편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운드가 불안하면 타자들도 공격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많은 점수를 내야 된다는 생각에 무리한 공격을 펼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 하지만 최근 LG의 경우 반대다. 최소한의 득점만 올려도 마운드가 리드를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불펜 투수들도 서로를 믿고 있다. 7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정현욱이 4-3으로 앞서던 8회초 2사 2루의 위기를 맞자 김기태 감독이 이례적으로 직접 마운드에 올랐다. 김 감독은 정현욱에게 "어떻게 할래"라고 물었고 정현욱은 "(봉)중근이를 믿습니다"라고 답하곤 마운드를 내려갔다.
결국 마운드를 물려받은 봉중근은 정현욱의 믿음에 부응하듯 실점 위기를 넘기며 경기를 매조지했다. 경기 후 봉중근은 "우리 팀은 불펜 투수들이 8,9회를 무조건 막아준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점점 더 좋아질 것"이라고 동료들에 대한 신뢰와 자신감을 드러냈다.
5일 경기 승리 후 김기태 감독은 "중요한 시기, 힘든 경기였지만 투수와 야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줘 승리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서로를 믿고 각자 플레이에 최선을 다한 것이 바로 투수와 야수들이 보여준 좋은 모습이었다. LG가 '지키는 야구'를 할 수 있게 된 데는 불펜의 역할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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