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최강희호에는 2명의 '중동 킬러'가 있다. 바로 '원조' 중동 킬러 이동국(전북)과 '신예' 중동 킬러 이근호(상주)다.
오는 6월5일(한국시간) 한국 대표팀은 레바논과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6차전을 치른다. 레바논전을 앞두고 최강희 감독이 자신감 넘치는 표정을 보이는 이유가 있다. 1명도 아닌, 2명의 중동 킬러를 데리고 중동 원정에 나서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동국과 이근호 중 누가 더 진정한 중동 킬러일까. 어떤 선수가 중동 킬러로서 범접하기 힘든 위용을 뽐냈을까. 하늘 아래 두 개의 태양은 존재할 수 없다.
원조 중동 킬러 이동국은 지금까지 A매치에서 총 30골을 성공시켰다. 그 중 무려 10골이 중동 팀을 상대로 성공시킨 골이다. 골 수의 1/3이 중동을 상대로 넣은 골이다. 가히 원조 중동 킬러다운 기록이다.
2000년 아시안컵 8강전 이란과의 경기에서 1골을 넣으며 중동 상대 골 사냥의 시작을 알렸던 이동국은 2000년 아시안컵 준결승 사우디아라비아전 1골, 2004년 친선경기 바레인전 1골, 2004년 아시안컵 조별리그 UAE전 1골, 2004년 아시안컵 조별리그 쿠웨이트전 2골, 2004년 아시안컵 8강 이란전 1골 등 중동만 만나면 사자왕이 돼 포효했다.
이어 2006 독일 월드컵 최종예선이 열린 2005년에 만난 쿠웨이트. 이동국은 홈과 원정 모두 1골씩을 넣었고, 2012년 월드컵 3차 예선에서 쿠웨이트전를 다시 만나 또 한 골을 신고하며 쿠웨이트가 가장 두려워하는 선수가 됐다.
신예 중동 킬러로 떠오른 이근호는 A매치 48경기서 뽑아낸 16골 중 무려 11골을 중동 팀을 상대로 넣었다. 이동국의 뒤를 잇는 파워와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중동 킬러는 이근호 뿐이다.
2007년 이라크와의 친선경기가 이근호의 A매치 데뷔전이었다. 이근호는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넣으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라크전에서의 데뷔골, 이근호는 국가대표팀 데뷔와 함께 중동 킬러의 시작을 알린 것이다.
이후 2008년 월드컵 최종예선 UAE전 2골, 2008년 월드컵 최종예선 사우디아라비아전 1골, 2009년 친선경기 바레인전 1골, 2009년 친선경기 이라크전 1골, 2011년 월드컵 3차 예선 UAE전 1골, 2012년 월드컵 3차 예선 쿠웨이트전 1골, 2012 월드컵 최종예선 카타르전 2골, 2013년 3월 월드컵 최종예선 카타르전 1골까지 중동 킬러 이근호의 위용은 꾸준히 이어졌다.
중동 팀을 상대로 넣은 골 수는 이근호가 이동국보다 더 많다. 하지만 중동 팀들을 두렵게 만들었던 기간과 경험, 노련미는 이동국이 앞선다. 그렇기에 누가 더 중동팀을 상대로 진정한 킬러의 면모를 갖췄는지 우열을 가리기는 쉽지 않다. 한국 축구를 위해서라면 하늘 아래 두 개의 태양도 뜰 수 있다. 두 선수가 힘을 합쳐 레바논을 시원하게 격파해주면 그걸로 된 것이다.
진정한 중동 킬러 논쟁에 28일 레바논 원정길에 오르면서 이근호는 이렇게 답했다. "연륜이 있는 (이)동국이 형이 나보다 더 강하다. 중동 팀들은 나보다 동국이 형을 더 무서워한다. 모두가 알다시피 동국이 형은 엄청난 선수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