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조영훈만 좀 더 타격감이 올라오면 된다." NC 다이노스 김경문 감독은 지난 16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를 앞두고 이렇게 얘기했다.
NC 타선은 5월 들어 상대팀에게 만만치 않은 실력을 보이고 있다. 20일 현재 팀이 5월 들어 치른 14경기 중에서 세 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두 자릿수 안타를 치는 활발한 공격력을 보였다.
'괴물신인'이라고 불리는 나성범이 부상에서 회복한 뒤 라인업에 들어오면서부터 타선 짜임새가 나아졌다. 그리고 넥센 히어로즈와 트레이드를 통해 합류한 박정준과 지석훈도 각각 상, 하위 타선에 배치돼 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김 감독의 말처럼 NC 타선에서 그동안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6번 타순에 주로 나왔던 조영훈이다. 기대에 다소 못미쳐 아쉬움을 남기곤 했다. 그런 조영훈이 지난 주중과 주말 치른 롯데와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쾌조의 타격감을 뽐냈다.
조영훈은 지난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 3안타를 치며 팀이 17-5로 대승을 거두는데 도움을 줬다. 영점 조준을 끝낸 조영훈은 롯데와 치른 14, 15일 경기에서 각각 1안타로 감을 유지하더니 16일 경기에서 6타수 4안타로 펄펄 날았고 3타점을 기록했다. 이날 팀도 나성범의 결승타로 롯데에게 8-5로 역전승해 기쁨이 두배가 됐다.
조영훈의 방망이는 친정팀 삼성과 치른 주말 3연전에서도 식지 않았다. 18일 경기에서 무안타로 잠시 숨을 골랐지만 전날 2안타를 쳤고 19일에도 또 다시 한 경기 4안타를 기록했다.
조영훈은 20일 현재 104타석으로 아직 규정타석(111타석)에는 모자르지만 최근 꾸준히 출전기회를 얻고 있다. 선발 1루수로 나서는 경기가 많아졌다. 그가 규정타석을 채운다면 팀내 타율 1위(3할3푼7리)를 차지한다. 타율 부문에서도 단숨에 7위권 안에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공교롭게도 현재 팀내 타격 1위인 김종호(3할1푼3리)도 조영훈 처럼 삼성에서 뛰다 NC 유니폼을 입은 공통점이 있다.
조영훈은 삼성 시절 '포스트 이승엽'으로 꼽혔던 선수다. 이승엽이 일본에 진출한 뒤 그 자리를 이어받을 선수로 낙점받았다. 하지만 그는 찾아온 기회를 잘 살리지 못했고 백업 1루수와 대타 요원으로 주로 뛰었다.
지난 시즌 도중 KIA로 트레이드되면서 제2의 기회를 잡는가 싶었지만 그렇지 못했다. 시즌 뒤 신생 구단 특별 지명으로 이적한 NC는 그의 세 번째 팀이 됐다. 어쩌면 '이대로 물러서면 안된다'는 절실함이 최근 타격에 대한 집중도를 높인 원인이 될 수 있다.
김 감독은 "지난 4월에만 하더라도 솔직히 한경기에서 2, 3점을 뽑기도 힘들었다"며 웃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상대 투수들에겐 경계대상이 됐고 껄끄러운 대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 중심엔 신인 나성범과 베테랑 이호준, 리드오프로 제 역할을 하고 있는 김종호가 있다. 여기에 조영훈까지 더해졌다. NC는 이제 한두 타자만 넘어가면 상대하기 수월한 그런 타선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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