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사 후 6득점' 롯데, SK 마운드 흔든 괴력

[한상숙기자] 그야말로 괴력이었다. 롯데가 2-2로 맞선 7회초 타자 일순하며 대거 6득점을 올린 끝에 2연승을 거머쥐었다.

롯데는 19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11-5로 이겼다. 2연승한 롯데는 SK와 공동 5위가 됐다. SK는 2연패에 빠졌다.

경기 전 이만수 SK 감독은 "롯데 타선이 우리만 만나면 잘 친다. 부산에서 만났을 때도 잘 쳤다"며 걱정을 드러냈다. 전날에도 난타전을 벌이다 강우 콜드게임 패를 당했던 기억 때문에 더욱 경계심을 늦출 수 없었다.

이 감독의 이런 우려는 현실이 됐다. 2-2로 맞선 7회초, 롯데 타선이 폭발했다. 호투하던 SK 선발 레이예스가 내려간 뒤 마운드를 이어받은 진해수가 2사 후 김문호에게 우전 안타를 내주고 전유수로 교체됐다.

2사 1루 상황을 이어받은 전유수는 황재균과 정훈을 연속 볼넷으로 출루시키며 만루를 만들어줬다. 두 타자에게 던진 8개의 공이 모두 볼이었다.

기회를 잡은 롯데는 교체된 최영필을 상대로 손아섭의 2타점 내야안타, 강민호의 2타점 우전 적시타, 전준우의 우중간 적시 2루타, 박종윤의 우측 적시 2루타를 차례로 몰아치며 순식간에 6점을 쓸어담았다.

승부가 갈린 순간이었다. 안타를 줄줄이 맞은 것뿐 아니라 수비 실책까지 겹쳐 SK의 기세가 완전히 꺾였다. 롯데는 9회초에도 3점을 보태 올 시즌 첫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SK가 9회말 3점을 만회했으나 뒤늦은 추격이었다.

6회까지는 팽팽했다. SK가 기선을 제압했다. 김강민이 1회말 1사 후 3루타로 출루했다. 타구가 우측 라인을 따라 깊숙하게 흘렀고, 김강민이 빠른 발을 앞세워 3루까지 달렸다. 올 시즌 첫 3루타다. 김강민은 최정의 좌측 적시 2루타 때 홈으로 들어와 어렵지 않게 선취점을 올렸다.

지난해 롯데 선발 유먼에게 11타수 1안타로 고전했던 최정이 올 시즌 처음 만난 타석부터 2루타를 뽑아냈다. 유먼의 높은 체인지업을 잘 공략했다.

레이예스에게 5회까지 꽁꽁 묶였던 롯데가 6회초 무득점 침묵을 깼다. 황재균과 정훈의 안타로 만든 2사 2, 3루에서 강민호의 역전 2타점 중전 적시타가 터졌다. 레이예스의 낮은 커브를 노렸고, 타구가 중견수와 2루수 사이에 절묘하게 떨어졌다.

SK가 6회말 1사 2루에서 박진만의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타로 2-2 동점을 만들었으나 불펜의 난조로 승리 기회를 놓쳤다. 선발 레이예스가 6이닝 4피안타 4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비교적 선방했지만 승리와는 인연이 없었다.

롯데 유먼이 6이닝 7피안타 2볼넷 6탈삼진 2실점으로 4연승을 달리며 최근 상승세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