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훈련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경기장에서 즐거움으로 기부받기 위해 즐기라고 했다."
성남 일화 안익수 감독은 훈련을 할 때면 '독사'로 변신한다. 실전에 들어가서도 마찬가지다. 벤치에 앉는 경우가 거의 없다. 정장을 벗어던지고 트레이닝복을 입고 지휘한다. 카리스마로 선수들의 정신력 집중을 채찍질한다.
19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12라운드 경남FC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검은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벤치 앞에 선 그는 박수와 고함을 아끼지 않으며 선수들을 자극했다. 그 결과 윤영선과 김인성의 연속골이 터지면서 성남이 2-0으로 승리, 2연패를 끊고 8위로 올라섰다.
경기 후 안 감독은 "(선수들에게) 하나의 상황이 됐으면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주고 싶다"라며 승리를 위해 게으름을 피우지 않은 것이 승리로 귀결됐다고 전했다.
물론 여전히 불만족스러운 안 감독이다. 그는 "프로는 늘 직업정신으로 움직인다. 아마추어적 발상으로 하나의 상황에 만족하는 일 없이 프로답게 도약의 계기를 삼아 발전했으면 좋겠다"라고 부지런함을 강조했다.
성남이 최근 부진에서 벗어날 기미는 있었다. 훈련 종료 때 공격진이 따로 모여 슈팅 연습을 집중적으로 하며 결의를 다지는 모습을 보였다. 안 감독은 "나는 한 것이 없다. 우리 공격진이 자발적으로 슈팅 연습을 해서 집중하는 분위기가 연출된 것 같다"라며 감독이 요구하지 않았지만 선수들 스스로 하려는 의지를 표출한 것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날 성남은 슈팅수에서 19대4로 경남에 압도적으로 앞섰다. 그간의 빗장을 풀고 거침없는 공격으로 경남을 흔들었다. 유효슈팅도 10-0으로 완벽한 경기를 했다. 애제자 이승렬은 첫 정규리그 선발 경기에서 4개의 슈팅 중 3개를 유효슈팅으로 연결하며 오랜 부진에서 탈출할 가능성을 보였다. 러시아 명문 CSKA모스크바에서 기회를 얻지 못하고 돌아온 김인성은 추가골을 넣으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모처럼 성남이 제대로 된 경기력을 보이며 승리를 거머쥐었지만, 안 감독은 경계심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가끔씩 하나의 결과를 보고 도취하는 경우가 많다. 그 사이 다른 경쟁자들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라며 한 번의 승리나 개인적 활약에 사로잡히지 않기를 바랐다.
추가골을 넣은 김인성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차분함을 강조했다. 안 감독은 "(조커가) 아직은 김인성에게 적성이 맞는 것 같다. 성장을 한다면 자연스럽게 (선발) 기회가 올 것 같다"라며 냉철한 플레이로 자기 위치를 돌아보기를 주문했다.
한편, 패한 경남의 최진한 감독은 "전체적으로 선수들 몸이 너무 무거웠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미드필드에서 유기적인 플레이가 되지 않아 상당히 힘든 경기가 됐다"라고 패인을 분석했다.
또, 부상에서 돌아와 처음으로 선발로 내세웠던 루크에 대해서는 "(스레텐이) 루크와 처음 경기를 했기 때문에 조직적인 부분이 잘 안맞은 것 같다. 루크도 가운데보다 양 쪽 사이드에서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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