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삼성 우완 아네우리 로드리게스가 깔끔한 피칭으로 삼성의 8연승을 이끌었다. 로드리게스는 15일 잠실 두산전에 시즌 4번째 선발등판, 5.1이닝 6안타 4탈삼진 1볼넷 3실점을 기록했다. 삼성이 8-3으로 승리하면서 로드리게스는 2승째(2패)를 챙겼다. 지난 3일 사직 롯데전 이후 2경기 연속 승리다. 한국 마운드에 확실히 적응한 느낌이다.
이날도 투구 이닝이 길지는 않았지만 시종 위력적인 구위를 앞세워 두산 타선을 힘으로 압도했다. 145∼151㎞의 직구를 67개나 던지며 힘으로 승부했다. 커브 24개에 체인지업 5개를 곁들여 두산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모두 96개의 투구수 가운데 스트라이크 61개에 볼은 35개였다.
삼성은 지난해 12월12일 로드리게스를 영입하면서 "148~152km 수준의 직구를 뿌리며 투심패스트볼과 커브, 체인지업 등이 주무기다. 피칭밸런스가 좋아 릴리스포인트가 일정하다"고 소개했다. 현재까지 모습은 당시 평가와 상당히 맞아떨어진다. 이날도 3가지 구질을 자유롭게 구사하며 안정적으로 마운드를 책임졌다.
로드리게스는 경력이 화려한 편이다. 메이저리그 통산 44경기(선발 9경기)에 등판할 만큼 재능은 확실하다. 다만 생소한 한국 야구에 대한 적응이 문제로 지적됐지만 등판을 거듭하면서 이 부분도 극복하고 있다.
첫 3경기서 합계 17.2이닝 13안타 6실점으로 2패만을 기록하면서 불안했던 기억도 잠시. 5월 들어 그는 언제 그랬냐는 듯 팀이 기대했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1회초 삼성이 이승엽의 중전 적시타로 전날에 이어 선취점을 올리면서 한결 부담없는 투구가 가능해졌다. 김현수에게 좌전안타 1개만 내주고 1회를 무실점으로 막은 로드리게스는 2회에도 2사 뒤 허경민에게 좌측 2루타를 맞았지만 양의지를 삼진처리하고 이닝을 종료했다.
삼성은 3회초 이승엽의 2타점 2루타와 채태인의 중전안타를 묶어 3점을 추가했다. 피칭에 더욱 탄력을 받은 로드리게스는 3회말 손시헌, 이종욱, 최주환을 연속 범타로 처리하며 상승 페이스를 이었다.
첫 실점은 4회에 나왔다. 삼성이 5-0으로 앞선 4회말 선두 정수빈에게 우중간 3루타를 얻어맞은 게 화근이었다. 후속 홍성흔을 우익수 플라이로 잘 처리한 순간 정수빈이 홈을 밟았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은 로드리게스는 오재원을 2루땅볼, 임재철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수비를 마감했다.
삼성은 이 사이 5회초 선두 최형우의 우월 솔로홈런으로 6-1로 달아났다. 로드리게스는 5회말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이닝을 마치지는 못했다. 최주환에게 우전안타, 정수빈에게 우측 적시 3루타를 허용한 뒤 홍성흔을 2루땅볼로 처리하는 순간 정수빈이 득점했다 . 스코어는 6-3.
힘이 떨어진 로드리게스가 다음 타자 오재원을 볼넷으로 내보내자 삼성 덕아웃은 구원 요원 신용운을 대신 투입했다. 바뀐 투수 신용훈이 대타 최준석을 삼진, 2사2루에서 허경민을 2루땅볼 처리하면서 로드리게스의 실점은 3에서 멈췄다. 삼성은 신용운에 이어 7회 2사 뒤 백정현, 9회 이우선을 투입해 경기를 무사히 매조지했다.
로드리게스는 경기 뒤 "직구 컨트롤이 낮게 구사된 게 좋은 경기를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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