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명기자] KIA는 땅을 쳐야 했고, 삼성은 짜릿한 역전승으로 활짝 웃었다.
삼성은 12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KIA전에서 1-4로 뒤지던 8회말 대거 4점을 뽑아내 5-4 역전승을 거뒀다. 놀라운 집중력으로 역전승을 거둔 삼성은 이번 3연전 스윕 포함 6연승 신바람을 내며 시즌 19승(10패)을 수확했다.
연패 탈출을 눈앞에 뒀던 KIA로서는 통한의 역전패였다. 에이스 윤석민을 중간계투 투입하고 타선도 최근 침체에서 벗어나 리드를 만들어냈지만, 8회말 세번째 투수로 등판한 이적생 송은범이 5연속 안타를 맞으며 역전 점수를 내줘 허망하게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5연패 늪에 몸을 담근 KIA는 13패째(17승1무)를 안았다.
삼성이 1회말 첫 공격에서 이승엽의 1타점 2루타로 선취점을 낸 것은 전날과 똑 같았다. 하지만 연패를 끊겠다는 KIA의 의지는 투타에서 모두 발휘됐다. 선발투수 서재응은 1회 실점하긴 했으나 집중력을 끌어올리며 신중한 승부로 삼성 타선을 봉쇄해나갔다. 그러자 타선도 힘을 내 역전 점수를 뽑아냈다.
KIA는 4회초 선두타자 이용규가 안타를 치고나가자 김선빈이 곧바로 좌익선상으로 빠져나가는 2루타를 날려 이용규를 홈으로 불러들이며 동점을 이뤘다. 계속된 1사 1, 3루 찬스에서는 최희섭이 우적 적시타를 날려 2-1 역전에 성공했다.
경기 중반 리드를 잡자 KIA는 일찍 지키기에 나서 필승 카드를 뽑아들었다. 서재응이 비교적 호투하고 있음에도 5회말 1사 후 배영섭에게 안타를 맞자 선동열 감독은 주저없이 '에이스' 윤석민을 구원 등판시켰다.
윤석민은 8회말 1사 후 이승엽에게 안타를 맞고 물러날 때까지 3이닝 2피안타 4탈삼진으로 호투를 했다. 그 사이 KIA 타선도 분발했다. 7회초 최희섭을 볼넷과 김원섭의 2루타로 2, 3루 찬스를 엮어내자 차일목이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려 4-1로 점수 차를 벌렸다.
KIA 벤치의 의도대로 착착 풀려가는 것 같던 경기는 8회말 투수 교체를 하면서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1사 후 윤석민이 이승엽에게 안타를 맞자 송은범이 구원 등판했다. 3점차 리드의 여유가 있었고, 좋은 구위를 자랑해온 송은범이었기에 KIA의 굳히기 승리가 엿보였다.
하지만 이 때부터 삼성 타선이 폭발했다. 송은범이 최형우를 외야 뜬공으로 잡아 투아웃이 된 다음 채태인, 대타 우동균(1타점 2루타) 조동찬(2타점 2루타) 이지영(1타점 안타) 김상수가 5연속 안타로 송은범을 두들기며 대거 4득점, 경기를 단번에 뒤집었다. 조동찬의 2루타가 동점타, 이지영의 적시타가 역전타가 됐다.
삼성 덕아웃에는 환호성이 터졌고, KIA 벤치는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약한 불펜 강화를 위해 송은범을 트레이드해온 KIA로선 더욱 뼈아픈 결과였다.
선발 4.1이닝 1실점 호투하고 팀 승리를 위해 승리투수 기회까지 포기하며 5회 도중 물러난 서재응의 희생도, 중간 계투로 나서 중반 마운드를 안정시킨 윤석민의 역투도 모두 무위에 그치고 말았다.
삼성 선발 밴덴헐크는 6.2이닝 6피안타 4실점하고 패전 위기에 몰렸다가 팀 역전승으로 패전투수를 면했다. 8회초 등판해 1타자를 상대하며 공 4개를 던진 삼성 3번째 투수 신용운이 행운의 승리투수가 됐고, '끝판대장' 오승환은 9회초 세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잡고 완벽한 세이브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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