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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언컨대, '제2의 퍼거슨'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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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간 맨유 지휘한 퍼거슨 감독, 공식 은퇴 선언

[최용재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상징'이자 '지주'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72)이 8일(한국시간) 공식 은퇴를 선언했다. 그럴 때가 됐다고는 하지만 그 누구도 쉽게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 현실이 됐다. 이제 퍼거슨 감독은 맨유의 수장직을 내려놓는다.

1986년 퍼거슨 감독이 맨유 지휘봉을 잡은 후 27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다. 27년 동안 맨유는 프리미어리그 13회 우승 등 총 38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7년의 세월 속에 퍼거슨의 맨유는 잉글랜드를 넘어, 유럽을 넘어,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영향력 있는 클럽이 됐다. 퍼거슨 감독이 곧 맨유였다. 맨유가 곧 퍼거슨 감독이었다.

27년의 영광과 환희를 남긴 채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퍼거슨 감독. 전 세계 축구팬들이 아쉬움을 전하고 있다. 그리고 눈물과 애통함을 품은 채 퍼거슨 감독과의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왜 퍼거슨 감독의 은퇴는 이렇게 큰 파장을 몰고 오는 것일까. 무엇이 이토록 퍼거슨 감독의 은퇴를 애통하게 만드는 것일까.

많은 이유들이 있다. 세계적 명장의 은퇴에 대한 아쉬움, 맨유 벤치를 지키는 그를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허전함, 그리고 27년 동안 누렸던 영광의 시대에 대한 그리움 등 퍼거슨 감독을 쉽게 떠나보낼 수 없는 이유들이 있다.

그 중 가장 큰 이유는 앞으로 다시는 퍼거슨 감독과 같은 명장을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예감 때문이다. 맨유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전 세계 그 어떤 클럽에서도 퍼거슨 감독과 같은 감독은 등장할 수 없다. 퍼거슨 감독을 넘어설 수 있는 감독은 다시 나타나기 힘든 시대다.

27년의 장기집권. 현대 축구 클럽에서는 앞으로 좀처럼 나올 수 없는 일이다. 현재 유수 클럽의 감독들은 파리 목숨이나 다름없다. 퍼거슨 감독을 제외하고 구단주보다 힘이 있는 감독은 없다. 구단의 이익, 기업의 이익, 스폰서의 이익 등으로 인해 감독이 수시로 바뀌는 세상이다.

성적지상주의로 인해 성적이 조금만 나지 않아도 바로 감독이 경질되는 것이 현실이다. 어떤 세계적 명장이라도 매해 우승할 수는 없고 지속적으로 강팀을 유지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퍼거슨 감독의 맨유처럼 팀이 발전하고 성적을 낼 때까지 기다려주고 배려해주는 클럽과 팬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렇기에 한 감독이 27년간 팀을 이끄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퍼거슨 감독이 27년이라는 세월을 맨유 감독으로 지낼 수 있었던 것은 구단, 선수, 팬들에게 절대적인 신뢰를 받았기 때문이다. 27년의 장기집권을 두고 그 누구도 독재라고 부르지 않았다. 27년은 맨유 구단, 선수, 팬들 모두의 간절한 바람과 함께 아름다운 발자취로 채워진 시간이었다.

맨유는 퍼거슨 감독 외에 다른 감독을 생각하지 않았다. 그 누구도 퍼거슨 감독에 대한 신뢰에 반기를 들지 못했다. 오히려 맨유의 성적이 좋지 않거나 위기 상황일 때 그에 대한 신뢰는 더욱 커졌다. 일반적으로는 시련이 닥치면 반목과 불신, 그리고 비난이 등장하곤 한다. 하지만 맨유는 믿음을 더욱 키우며 퍼거슨 감독에게 모든 것을 맡겼다. 그리고 퍼거슨 감독은 보란 듯이 팀을 일으켜세웠다. 이런 힘을 가진 감독이 또 등장할 수 있을까.

퍼거슨 감독의 은퇴가 확정되자 '제2의 퍼거슨 감독'을 찾는 일로 분주해졌다. 퍼거슨 감독의 후계자가 누가 될까에 전 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데이비드 모예스 에버턴 감독, 조제 무리뉴 레알 마드리드 감독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누가 맨유의 차기 감독이 될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렇지만 확실한 것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다음 맨유 감독의 가장 큰 적은 퍼거슨 감독이 남기고 간 '추억'과의 싸움이 될 것이라는 점. 그리고 두 번째는 맨유 차기 감독이 누가 되든 '제2의 퍼거슨'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앞으로 퍼거슨 감독처럼 오랜 시간 하나의 프로 축구팀을 이끄는 감독, 모든 이들의 절대적인 신뢰와 존경을 받는 감독, 감독이 곧 팀으로 대변되는 지도자는 등장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 일을 해낼 감독은 퍼거슨 감독이 유일하다.

단언컨대, '제2의 퍼거슨'은 없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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