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시즌 개막 후 한 달 동안은 이상하게 안되더라구요."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는 지난 시즌 초반이던 4월 한 달 동안 홈런 4방을 쏘아올렸다. 하지만 타율은 2할1푼3리에 그쳤다. 올 시즌에도 초반 흐름은 비슷했다.
그는 올 시즌 개막 후 한 달 동안(3월 2경기 포함) 4홈런을 치며 방망이 예열을 했다. 그러나 타율은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지난해에 비해서는 높아졌지만 2할5푼3리에 머물렀다. 팀의 중심타자로서 조금 아쉬운 성적이다.
넥센이 시즌 초반부터 괜찮은 성적을 내면서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던 가운데 염경엽 감독은 "수비와 주루 플레이는 만족한다"면서 "그러나 타선은 아직 조금 힘이 부족하다"고 했다. 다름아닌 박병호에게 분발을 요구하는 얘기였다. 그랬던 박병호가 5월이 시작되자 180도 달라졌다.
박병호는 지난 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주중 3연전 첫 경기에서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기지개를 켰다. 그는 이 경기를 시작으로 화끈한 방망이쇼를 시작했다. 2일에는 타점은 없었지만 3안타로 방망이 영점 조준을 끝낸 박병호는 3일에도 홈런 포함 멀티히트를 쳤다.
백미는 5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 이날 넥센은 KIA에게 9-13으로 졌지만 박병호는 스리런 홈런 2방을 포함, 혼자 7타점을 쓸어담으며 펄펄 날았다. 어린이날을 맞아 구장을 찾은 어린이 팬들에게 큰 선물을 안겨준 셈이다. 5월 성적만 놓고 보면 박병호는 5홈런 14타점 타율 5할2푼6리로 불방망이를 선보이고 있다. 홈런은 어느새 9개로 선두로 나서 지난해에 이어 홈런왕 2연패를 향한 질주를 시작했음을 알렸다.
박병호가 살아나면서 함께 클린업 트리오로 나서고 있는 이택근의 방망이도 힘을 냈다. 이택근은 5월 들어 5안타를 치고 있는데 그 중 2개가 홈런이다. 최근 주춤하고 있는 강정호까지 살아난다면 지난 시즌 히트 상품이던 'LPG 타선 시즌 2'를 기대해도 좋다.
박병호가 기록한 홈런 중에 눈에 띄는 부분은 밀어쳐서 담장을 넘긴 횟수다. 우타자인 그가 기록한 9개의 홈런 중에서 6개가 우측 방향으로 넘어갔다.
지난해 홈런왕 박병호는 31개의 홈런을 쳤다. 그 중 18개는 잡아당겨 좌측으로 타구를 넘겼다. 중월 홈런이 6개였고 나머지 7개가 우측으로 밀어쳐서 넘긴 홈런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밀어쳐 담장을 넘긴 타구가 벌써 6개다. 염 감독은 올 시즌 초반 "(박)병호는 워낙 힘이 좋은 선수라 밀어쳐서도 담장을 충분히 넘길 수 있다"며 "밀어친 홈런이 좀 더 늘어난다면 선수 본인과 팀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염 감독이 바라던 대로 박병호의 방망이는 본격적으로 매섭게 돌아가고 있다. 그는 지난해 5월 7홈런에 타율 3할1푼3리를 기록했고 팀도 8연승으로 신바람을 냈다. 이래저래 박병호에겐 5월이 기분좋은 달이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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