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2013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E조 조별예선 최종전 FC서울-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의 경기. FC서울은 베스트 멤버를 대거 제외한 선발 명단을 공개했다.
선발 명단에는 데얀, 몰리나가 없었다. 에스쿠데로도 아디도 없었다. 서울의 외국인 선수는 단 한 명도 선발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리고 '캡틴' 하대성을 비롯, 고명진, 고요한 등 주전 미드필더도, 김진규, 김주영 등 핵심 수비수들의 이름도 없었다.
서울은 골키퍼 유상훈, 수비수 김남춘, 미드필더 고광민, 이상협, 공격수 정승용, 김현성 등 그동안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멤버들 위주로 선발 명단을 짰다. 베스트 스쿼드가 아닌 '세컨드 스쿼드'였다.
서울이 세컨드 스쿼드를 내보낸 이유는 그동안 많은 경기를 소화하느라 지친 베스트 멤버들에게 휴식을 주려 한 것, 그리고 세컨드 스쿼드의 가능성과 희망을 보기 위해서였다. 무엇보다도 이미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을 조기 확정지은 서울이기에 이런 여유를 부릴 수 있었다.
서울의 세컨드 스쿼드. 최용수 서울 감독의 바람대로 희망과 가능성을 엿보게 했다. 전반 초반부터 부리람을 압도한 경기력을 뽐냈다. 날카로운 패스워크와 안정적인 경기 운영은 베스트 멤버와 견줘도 크게 모자람이 없었다. 특히 골키퍼 유상훈의 활약이 빛났다. 유상훈은 전반 40분 페널티킥을 막아내는 등 눈부신 선방쇼를 펼쳤다.
후반 10분 서울은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완벽하게 만들어낸 완벽한 골이었다. 아크 오른쪽에서 고광민이 크로스를 올렸고 정승용이 왼발 슈팅으로 골대 왼쪽 구석을 갈랐다. 서울 세컨드 스쿼드의 희망이 보인 순간이었다.
하지만 좌절도 금방 찾아왔다. 서울은 선제골을 넣은 후 1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동점골을 허용했다. 서울 선수단의 수비 집중력이 아쉬웠던 장면이었다. 골을 넣고도 이른 시간에 동점골을 내주면서, 서울의 세컨드 스쿼드는 좌절감을 맛봐야 했다.
동점골을 허용하자 서울은 몰리나를 교체 투입시키며 반전을 노렸다. 그 반전 카드는 성공한 듯했다. 몰리나는 후반 28분 정교한 프리킥을 올렸고 김현성이 헤딩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서울이 다시 리드를 잡는 순간이었다. 서울이 다시 희망의 불을 밝혔다.
하지만 서울의 기쁨은 또 잠시 머물다 지나갔다. 서울은 다시 1분도 채 되지 않는 시간에 동점골을 허용했다. 수비의 집중력은 다시 한 번 흐트러졌고, 부리람의 어설픈 공격에 골을 내주고 말았다. 서울은 다시 씁쓸함을 맛봤다.
결국 서울은 승리를 챙기지 못하고 2-2 무승부를 거뒀다. 3승2무1패, 승점 11점으로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를 마쳤다. 서울의 세컨드 스쿼드의 희망과 좌절을 동시에 볼 수 있었던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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