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SK 불펜의 부진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 최근 4연패를 당했던 데에도 불펜 투수들의 부진 영향이 컸다.
지난 21일 KIA전에서는 선발 세든(6이닝 3실점)에 이어 등판한 이재영(0.1이닝 2실점), 윤길현(0.1이닝 3실점)이 나란히 실점하면서 0-9로 완패했다.
24일 롯데전에서도 선발 레이예스(7이닝 5실점 4자책)에 이어 등판한 채병용이 0.1이닝 만에 볼넷 3개를 내주고 3실점 하는 바람에 7-8 역전패를 당했다.
0-6으로 졌던 25일 롯데전에서도 김광현(5.1이닝 4실점)에 이어 팀의 네 번째 투수로 나선 김준이 2피안타로 2실점을 내주는 바람에 경기가 더 어려워졌다.
선발진이 버텨줄 때는 타선이 잠잠했고, 타선이 서서히 살아날 기미를 보이자 마운드가 불안하다. 한창 상승세를 타야 할 시기에 드러난 투타 엇박자가 아쉽다. 결과는 25일 롯데전까지 4연패로 이어졌다.
이만수 감독은 26일 문학 한화전을 앞두고 "작년에는 SK 불펜이 최고였는데 올해 뭐가 달라졌는지 고민했다"며 "최영필과 이재영의 부진이 문제"라고 꼭 집어 지적했다.
지난해 46경기에 등판해 2승 1패 5홀드 평균자책점 4.58을 기록했던 최영필은 올 시즌 8경기서 1홀드 평균자책점 6.14로 기대를 밑돌고 있다. 작년 6승 3패 1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4.29로 힘을 보탰던 이재영도 올 시즌 8경기서 2패에 평균자책점 12.15로 부진하다.
이 감독은 "두 선수의 성적이 작년 같지 않다. 또 윤길현은 공백이 너무 길어서인지 예전만큼 못 해주고 있다"며 "박희수나 정우람이 뒤에 있으면 편하게 던질 텐데, 지금은 중간 투수들이 부담을 갖고 올라가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더불어 이 감독은 "이재영은 당분간 점수 차가 많이 벌어진 경기에 투입할 생각이다. 자신감을 먼저 찾아야 할 것 같다. 타이트한 상황은 어려울 것 같다"고 이재영 운용 방침도 밝혔다.
이 감독은 "이 정도일 줄 몰랐다"고 했다. 돌아온 김광현은 두 번째 선발 등판이던 25일 롯데전에서 5.1이닝 5피안타 3볼넷 4탈삼진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믿었던 외국인투수 듀오의 최근 성적도 초반만 못하다.
부상에서 벗어나 복귀 준비를 하고 있는 박희수는 26일 두산과의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0.1이닝 동안 4타자를 상대해 2피안타 1볼넷 3실점을 기록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36㎞에 머물렀다. 박희수의 1군 복귀 일정도 미뤄졌다.
손톱이 깨져 재활군으로 내려간 송은범도 기약이 없다. 이 감독은 "처음으로 손톱이 깨져 적응을 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최근 라이브 피칭을 시작한 박정배는 다음 주 3군에 합류한다. 불펜진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선발 조조 레이예스가 28일 한화전에는 불펜 대기를 한다.
새 자원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 현재 멤버로 힘든 시기를 버틸 수밖에 없다. 이 감독이 제시한 해결책은 '자신감'이었다. 그는 "안 맞으려고 공을 이리 빼고 저리 빼다 안타를 내준다. 당연히 투수는 위축되고, 상대의 마음은 가벼워진다"며 "너무 부담 느낄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SK는 26일 문학 한화전에서 6-1로 이겨 4연패에서 벗어났다. 다행히 선발 윤희상이 8이닝을 1실점으로 버텨준 덕분이었다. 상대 선발 이브랜드도 6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던 상황이라, 만약 윤희상이 무너졌다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웠을지 모른다. 이 감독은 불펜 투수들에게 "부담을 떨쳐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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