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시즌 초반 이대호(31, 오릭스)의 좋은 활약이 계속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꾸준함'이다.
이대호는 개막 후 20경기를 치른 22일 현재 타율 3할7푼2리(88타수 29안타) 3홈런 14타점을 기록 중이다. 출루율은 4할3푼2리, 장타율은 5할9푼에 이른다. 퍼시픽리그에서 타율 2위, 홈런 5위, 타점 6위, 출루율 5위, 장타율 2위, 최다안타는 1위에 올라 있다.
일본 진출 첫 해였던 지난 시즌, 새로운 무대에 적응하느라 초반 고전했던 것과는 크게 다른 모습이다. 지난해 20경기를 소화했던 시점에서 이대호는 타율 2할3푼 1홈런 8타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2년차 징크스라는 단어가 무색하다.
이제는 최고의 타자로 군림했던 한국 프로야구에서 뛰던 시절의 분위기가 풍긴다. 일본의 정상급 투수들도 이대호와의 정면승부를 꺼릴 정도다. 여기에 소속팀 오릭스 안에서도 특유의 친화력을 앞세워 '용병'이 아닌 '동료'로서의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그런 이대호의 맹활약에는 '꾸준함'이 동반돼 있다. 20경기를 치르는 동안 거의 매 경기 안타를 생산해냈다. 무안타 경기는 딱 2번 뿐이다. 2안타 이상 친 '멀티히트' 경기도 벌써 9차례나 있었고, 그 중 두 번은 3안타 경기였다.
상대팀으로서는 이대호에게 무조건 1경기 1개 이상의 안타를 내준다고 생각해야 한다.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2루타, 홈런 등 장타에 대한 부담도 있다. 득점권 타율도 3할2푼1리로 높은 편. 삼진을 7개밖에 당하지 않을 정도로 선구안도 좋다. 그야말로 상대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다.
올 시즌 개막 후 이대호는 한 번도 타율이 3할5푼 아래로 내려가 본 적이 없다. 3할5푼5리가 마지노선. 꾸준히 안타를 생산한 덕분이다. 어느새 퍼시픽리그 리딩히터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일 정도가 됐다.
이는 일본 투수들에 대한 적응이 모두 끝났음을 의미한다. 지난해 이대호는 맹타를 휘두르고도 다음날 경기에 침묵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상대 투수에 따른 성적의 편차가 심했던 것. 처음 만나보는 상대들이기 때문에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누가 나오든 자신있게 자기 스윙을 하고 수 싸움에도 능한 모습을 보여주며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다.
이런 꾸준함은 올 시즌 이대호의 최종 성적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결된다. 지난해 이대호는 초반 부진에도 불구하고 타율 2할8푼6리 24홈런(2위) 91타점(1위)이라는 훌륭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따라서 초반부터 치고나가고 있는 올 시즌에는 지난해 성적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올 시즌은 오릭스와 이대호의 2년 계약 마지막 해다. 벌써부터 여기저기서 이대호를 노리고 있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대호가 식을 줄 모르는 방망이를 휘두르며 자신의 주가를 한껏 끌어올리는 중이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