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감독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일찌감치 팀의 베스트 9을 정하고 이를 공표했다. 그런데 유독 한 포지션이 주목을 끌었다.
바로 팀의 안방마님인 포수 자리였다. 염 감독은 지난 시즌 교대로 주전 마스크를 썼던 허도환과 최경철이 아닌 상무에서 전역 후 팀에 합류한 박동원의 이름을 언급했다.
막상 시즌이 시작되자 염 감독은 포수 자리에 일명 '플래툰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선발투수에 따라 마스크를 먼저 쓰는 선수를 정했다. 브랜든 나이트와 김영민이 등판할 때는 허도환이 먼저 경기에 나가고 박동원이 대기한다는 원칙을 정했다. 다른 선발투수들의 경우 반대로 허도환이 백업 역할을 맡는다.
염 감독은 "포수는 다른 야수들과 견줘 체력적인 부담이 큰 자리"라며 "(박)동원이가 아직 풀 타임 시즌을 치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일주일에 두 차례 정도 (허)도환이가 책임을 지는 방법도 괜찮다"고 설명했다.
그런 염 감독의 포수 기용이 시즌 초반 잘 맞아 떨어지고 있다. 특히 허도환은 예사롭지 않은 방망이로도 크게 한 몫 하고 있다. 하위타선에 주로 배치된 허도환은 22일 현재 타율 4할7푼1리를 기록, 팀내 1위다. 규정타석(55타석)에는 모자라지만 상위타선으로 연결되는 고리 노릇을 톡톡히 하며 넥센 공격력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허도환은 21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경기에선 0-1로 끌려가고 있던 2회말 상대 선발 찰리 쉬렉으로부터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쳤다. 주자 두 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이는 역전타였다. 넥센이 11-2로 승리한 이날 경기에서 허도한의 2루타는 결국 결승타가 됐다.
그런데 이날 선발투수는 나이트나 김영민이 아닌 앤드류 밴헤켄이었다. 박동원이 선발 마스크를 쓸 차례였다. 하지만 염 감독은 최근 워낙 물오른 방망이 실력을 보이고 있는 허도환에게 먼저 기회를 줬다. 박동원은 이날 승부가 갈린 후인 7회부터 마스크를 썼다.
염 감독은 "(허)도환이가 최근 워낙 잘 치고 있다"며 "선발로 안 넣을 이유는 없지 않느냐"며 환하게 웃었다. 넥센은 지난주 롯데 자이언츠와 치른 주중 3연전을 모두 쓸어담은 뒤 NC를 상대로도 2경기 모두 이겼다. 5연승으로 신바람을 내며 2위(12승6패)에 올라 선두 KIA 타이거즈(11승 4패)를 반 경기차로 추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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