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부산 아이파크가 17일 오후 리그 1위 수원을 홈으로 불러들여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7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부산과 수원은 1990년대 오랜 역사를 가진 당대 최고의 라이벌 팀이었다. 두 팀이 라이벌이 된 계기는 단순히 같은 색의 유니폼, 화려한 멤버가 다가 아니었다. 오랜 전통이 있는 만큼 그 사이에 두 팀이 라이벌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다.
두 팀이 앙숙이 된 계기는 1998년으로 돌아간다. 당시 부산의 상징이자 아시아의 삼손이라 불린 김주성이 수원과의 경기에서 상상하기 힘든 비신사적인 행위를 당했다. 수원의 용병 데니스가 볼 경합중 쓰러져 있는 김주성의 목 뒷덜미를 발로 밟는 모습을 보인 것이었다.
당시 부산팬들은 팀의 상징인 김주성에게 해를 끼친 플레이를 보인 데니스에게 엄청난 야유를 보냈다. 이 일로 데니스는 무려 7개월 출장정지를 당했고, 김주성 역시 2경기 출장정지의 징계를 받았을 정도로 큰 논란을 일으켰다.
데니스 사건의 앙금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한 번의 사건이 터졌다. 이번에는 단순한 선수끼리만의 충돌이 아니었다. 리그 우승컵이 걸린 문제였다.
1999년 두 팀은 리그 챔피언 결정전에서 만났다. 그리고 문제의 '신의 손' 사건이 발생한다. 당시 부산과 수원의 결승전은 1, 2차전 정규 시간 내에 결판을 짓지 못하고 연장전까지 돌입하는 팽팽한 승부를 연출했다. 당시 리그에는 골든골(연장전서 득점시 득점과 동시에 승부 종료)제도가 시행되고 있었고 샤샤의 골든골로 우승은 수원의 차지가 되었다.
하지만 샤샤의 골에는 문제가 있었다. 머리가 아닌 손으로 골을 넣은 것이었다. 당시 경기장에 모인 사람들 누가 봐도 샤샤의 골이 헤딩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모두가 목격한 장면을 심판들만이 보지 못했던 것이다. 당시 이 사건은 샤샤의 '신의손' 사건으로 스포츠계를 뜨겁게 달궜다. 샤샤 역시 나중에 "손에 맞은 것은 사실이다"라며 핸들링 파울을 인정했지만 이미 우승컵은 수원에게 돌아간 뒤였다.
두 팀은 이 두 번의 사건으로 당시 최고의 라이벌 구도를 갖췄다. 부산이 현대산업개발에 인수된 이후인 2000년 초까지도 최고의 라이벌 매치는 부산과 수원의 대결이었다. 이후 부산이 수원에 약한 모습을 보이며 라이벌 구도가 서서히 깨지기 시작했지만 이런 역사는 부산의 올드 팬이라면 잊을 수 없는 순간들로 남아 있다.
부산은 이런 추억들을 새로운 팬, 그리고 기존 팬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페이스북(www.facebook.com/bsipark)을 통한 히스토리 퀴즈를 진행하고 있다. '히스토리 퀴즈'는 두 팀간의 역사적인 사건들과 관련된 퀴즈도 맞추고 팬들에게 경기장 필수 아이템을 증정하는 행사다.
올 시즌 본격적으로 승강제가 도입되고 새로운 팬들이 유입되고 있는 K리그다. 부산은 이번 퀴즈 이벤트로 새로운 팬들에게 K리그의 역사를 전하고 또한 올드팬들에게는 아련한 추억을 전달하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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