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롯데 자이언츠는 이번 주중 3연전 경기일정이 없어 쉬고 있다. 10일 현재 5승 2패로 팀 순위 2위다. 팀 평균자책점 3.38(3위), 팀 타율 2할6푼6리(4위)로 수치상으로는 괜찮은 기록이다.
특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지난 시즌과 견줘 타선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초반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꼭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개막 후 5연승을 내달렸지만 상대가 한화, NC였다. 아직 시즌 첫 승도 거두지 못하며 연패에 빠져 있는 이 두 팀의 전력을 감안하면 롯데가 잘 싸운 결과로만 보기 어렵다. 실제 롯데는 우승후보로 꼽히는 KIA와는 두 번 싸워 모두 졌다.
특히 좌우타선의 균형이 맞지 않는다. 전준우, 황재균, 박기혁 등 우타 라인의 부진이 김시진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전준우는 2할1푼4리, 황재균과 박기혁은 각각 1할5푼4리와 6푼7리의 저조한 타율을 기록 중이다.
롯데 타자들은 올 시즌 개막 이후 지난 7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까지 7경기서 모두 62안타를 쳤다. 우타자들이 기록한 안타는 26개다. 비율로 따지면 약 41%로 손아섭, 김문호, 박종윤 등 주로 좌타자들에게 공격이 몰려있다. 스위치히터인 박준서도 지금까지 기록한 유일한 안타를 좌타석에서 쳤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우타자가 나올 때 득점 기회를 맞는 경우 성공률이 뚝 떨어졌다. 롯데가 지금까지 기록한 팀 타점은 24점인데 이 중 우타자가 뽑아낸 점수는 7점으로 비율로 환산하면 29%정도에 머문다.
좌우타선에 불균형이 생긴 데는 강민호의 부상 결장이 크다. 김시진 감독도 "역시 타선의 열쇠는 강민호가 쥐고 있다"고 했다. 포수이면서도 시범경기를 통해 좋은 타격감을 보여 팀의 4번 자리를 맡은 강민호가 타선에 정상적으로 합류해야 짜임새가 갖춰진다는 의미다.
우타자들의 부진은 롯데가 선취점을 뽑는 데도 어려움을 주고 있다. 김 감독은 올 시즌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를 강조하고 있다. 이는 상대보다 먼저 점수를 내기 위한 초석이다.
그런데 롯데는 지금까지 치른 7경기 중에서 먼저 점수를 낸 적이 두차례 뿐이다. 지난 2일과 4일 마산구장에서 상대한 NC 다이노스전에서 선취점을 냈을 뿐, 나머지 경기는 상대에게 먼저 점수를 내주고 쫓아가는 야구를 했다.
한화 이글스와 개막2연전에서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는 점은 타자들의 뒷심이 강해졌다는 긍정적인 부분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경기가 늘어날수록 타선뿐 아니라 마운드도 피곤해진다. 김 감독이 추구하는 '지키는 야구'와 흐름이 맞지 않는다.
롯데는 시즌 개막 후 김문호라는 리드오프를 발견했다. 프로 데뷔 이후 풀타임으로 뛴 경험이 없는 게 약점으로 꼽히지만 김문호의 활약으로 1번타자 고민은 어느 정도 해결했다. 우타자들만 타격감을 정상적으로 끌어 올린다면 타선의 짜임새는 더 나아질 수 있다. 롯데는 짧은 봄방학(?)을 끝내고 12일부터 잠실구장에서 두산 베어스와 주말 3연전을 시작한다. 휴식이 득이 됐을까. 롯데 우타자들의 분발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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