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이닝 2실점' 류현진, 감격의 ML 첫 승

[김형태기자] 류현진(26, LA 다저스)이 메이저리그 진출 후 2번째 등판 만에 감격의 승리투수가 됐다. 깔끔한 투구와 동료들의 타선 지원이 어우러진 결과였다. 한국 프로 출신으로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뒤 승리를 거둔 첫 선수로 야구사에 남게 됐다.

류현진은 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6.1이닝 3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 101개에 스트라이크 67개. 삼진 6개를 잡고 볼넷 2개를 내줬다. 다저스가 6-2로 승리하면서 류현진은 시즌 첫 승을 품에 안았다. 평균자책점은 2.13이 됐다.

경기 시작 직후 홈런을 허용했지만 곧바로 안정을 되찾고 특유의 '리듬감 있는 피칭'을 펼쳤다. 7회 1사까지 특별한 위기 없이 상대 타선을 연신 잡아냈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1회초 선두 스탈링 마르테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한 뒤 1사 1루에서 앤드류 매커친에게 그만 좌월 투런홈런을 얻어맞았다. 볼카운트 1-1에서 구사한 143㎞ 직구가 높게 제구되면서 큰 것을 허용했다.

이후 가비 산체스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흔들린 류현진은 그러나 마이클 매켄리의 잘 맞은 타구를 다저스 3루수 후안 우리베가 몸을 날려 잡은 뒤 선행 주자를 2루에서 잡으면서 다소 안정을 찾았다. 류현진은 2사 1루에서 페드로 알바레스를 투수 땅볼로 직접 요리하고 첫 수비를 마쳤다.

다저스 타자들은 곧바로 류현진을 지원했다. 1회말 닉 푼토의 우전안타와 맷 켐프의 우중간 2루타로 잡은 1사 2,3루에서 아드리안 곤살레스가 깨끗한 중전 적시타로 주자 2명을 불러들인 것. 스코어는 2-2 동점이 됐다.

힘이 난 류현진은 2회를 깔끔하게 처리했다. 호세 타바타와 존 맥도널드를 각각 중견수 플라이, 투수 땅볼로 처리한 뒤 투수 제프 로크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끝냈다.

선두 마르테에게 기습번트 안타를 허용한 3회에는 이후 3타자를 내리 범타로 가볍게 요리하고 덕아웃으로 들어갔다. 류현진의 호투가 계속되는 사이 다저스는 로크를 두들겨 역전에 성공했다. 3회말 칼 크로퍼드의 좌중간 2루타와 희생번트로 잡은 1사 3루에서 켐프의 우익수 희생플라이 때 크로퍼드가 홈을 밟았다. 3-2 역전.

뒤졌던 경기를 앞서나가자 류현진의 투구에는 더욱 힘이 붙었다. 4회초를 탈삼진 1개 포함해 삼자범퇴로 처리한 뒤 5회에도 볼넷 1개만 허용하고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피츠버그의 중심타선을 상대한 6회에는 3번 매커친을 우익수 뜬공, 4번 산체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5번 매켄리 또한 풀카운트 승부 끝에 루킹 삼진으로 잡아냈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첫 타자 알바레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투구수 101개가 되자 로널드 벨리사리오와 교체돼 이날 등판을 마쳤다.

다저스는 7회말 공격에서 저스틴 셀러스의 솔로홈런과 아드리안 곤살레스의 적시타로 2점을 추가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류현진에 이어 등판한 로사리오와 맷 게리어, J.P 하웰은 마지막 2.2이닝을 무실점으로 합작하고 류현진의 빅리그 첫 승을 지켜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