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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첫 잠실 라이벌전, 소문난 잔치 볼 것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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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태기자] 올 시즌 첫 잠실 라이벌전은 LG가 6-4로 두산에 승리했다. 경기 전부터 관심을 모은 두 팀간 경기는 치열한 접전으로 이어졌다. 그만큼 볼거리도 적지 않았다.

◆필승의 각오

경기 전 두 팀의 '양김' 사령탑은 이 경기를 반드시 잡겠다는 뜻을 숨기지 않았다. 서로 상대의 전력을 치켜세우면서도 질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홈팀 김기태 LG 감독은 "라이벌전은 첫 판이 중요하다. 두산과의 경기는 홈-원정에 관계 없이 팬들이 많이 찾아주신다"며 "두산이 워낙 강팀이어서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진욱 두산 감독은 "경기 전 선수들에게 '무조건 이기자'고 했다. 경기가 경기인 만큼 전력을 다하는 플레이를 기대한다"며 "총력을 다해서 이기고 싶다"고 했다. 지난해 두 팀간 전적은 12승7패로 LG의 우위. 두산은 상대전적서 LG에 손해를 본 탓에 플레이오프가 아닌 준플레이오프부터 포스트시즌을 시작했다. 지난 시즌 3위에 머문 요인 중 하나였다. 올해는 첫 경기부터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지가 대단했다. 반면 LG는 두산과의 라이벌전 우위를 올해에도 이어갈 각오다. 이를 바탕으로 11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투수전? 타격전으로!

이날 양팀 선발은 니퍼트(두산)와 리즈(LG). 팽팽한 투수전이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초반부터 치열한 타격전이 전개됐다. 두산이 1회초 김현수의 우월 투런홈런으로 앞서나가자 LG는 2회말 현재윤, 손주인의 연속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김동주의 희생플라이로 두산이 3회초 다시 리드하자 LG는 3회말 곧바로 반격, 전세를 뒤집었다. 정성훈의 좌전안타, 이진영의 중견수 앞 2루타로 만든 2사 2,3루에서 두산 유격수 손시헌의 1루 송구 실책으로 주자 2명이 홈을 밟은 것.

LG는 4회 1사2루에서도 박용택의 중전안타로 오지환이 득점, 2점차로 앞서 나갔다. 엎치락뒤치락하던 경기는 6회부터 불펜을 가동, 두산의 끈질긴 추격을 봉쇄한 LG가 결국 승리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첫 라이벌전에서 웃었다. 이날 리즈는 5이닝 3안타 5볼넷 4실점한 뒤 6회부터 마운드를 유원상에게 넘겼다. 니퍼트도 6이닝 10안타 5실점으로 기대에 못미쳤다.

◆가슴 철렁한 순간

라이벌전 답게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하나에는 의욕이 넘쳤다.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슴 철렁한 순간도 있었다. 손시헌은 3회말 1사1루에서 LG 이진영의 타구가 중견수 앞으로 떨어지자 공을 잡기 위해 외야로 달려가다 뛰어오던 이종욱의 가슴팍에 안면부가 부딪히며 쓰러져 한동안 못 일어났다. 구장 구급요원이 뛰어나가는 등 급박한 상황이 전개됐다. 관중이 숨을 죽이며 상황을 지켜보는 가운데 경기가 10여분간 중단됐다. 다행히 손시헌은 훌훌 털고 일어났다.

김진욱 감독은 선수 보호차원에서 4회말 수비 때 손시헌 대신 김재호를 유격수로 교체 투입했다. 두산은 "손시헌이 목 뒷부분에 약간의 통증이 있었을 뿐 상태가 심하지는 않다"고 밝혔다. 두산이 4-5로 추격하던 6회초 1사1루에선 LG 손주인이 다리를 부여잡고 쓰러졌다. 양의지의 땅볼을 잡은 LG 2번째 투수 유원상이 2루로 공을 뿌렸다. 공을 잡은 LG 2루수 손주인은 베이스를 밟은 상태에서 병살플레이를 완성하기 위해 1루로 공을 던지는 순간 슬라이딩하던 두산 1루주자 허경민의 스파이크에 그만 정강이 부분을 차였다. 더블플레이를 완성한 손주인은 다리를 부여잡고 한동안 넘어졌으나 곧바로 일어나 덧아웃으로 들어갔다.

◆엉성한 플레이도

큰 경기 답지 않게 엉성한 플레이도 눈에 띄었다. 2-2 동점이던 3회초 1사 2루에서 김현수의 깊숙한 좌익수 플라이를 잡던 LG 좌익수 정주현은 글러브로 공을 포구하다가 떨궜다. 이 때문에 2사2루가 될 상황이 1사 2,3루로 변했고, 후속 김동주의 중견수 플라이 때 3루주자 이종욱이 홈까지 무사 귀환했다. 정주현의 플레이는 명백한 실책성이었지만 2루타로 기록됐다. 타구가 라이트에 가려 잡기 힘든 측면이 있었다.

두산 손시헌은 3회말 2사 2,3루에서 김용의의 땅볼을 잡은 뒤 1루로 악송구, 주자 2명이 홈을 밟는 걸 지켜봤다. 여기에는 앞선 타구 처리 도중 중견수 이종욱과 충돌하면서 충격을 받은 영향이 적지 않았다. 7회말에는 LG 대타 이천웅의 평범한 땅볼을 두산 2루수 허경민이 뒤로 빠트렸다. 1아웃 대신 무사 1루가 된 LG는 이후 박용택과 정성훈의 연속안타로 잡은 무사 만루서 이진영의 2루 땅볼로 추가점을 얻었다. 결과적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는 점수였다.

◆'오버맨' 홍성흔, 강하게 항의하다…

두산이 1점차로 추격하던 5회초 2사 1,2루. 우타석의 홍성흔은 루킹삼진 선언을 당하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배트와 헬멧을 그라운드로 내동댕이치며 강하게 어필했다. 문승훈 구심은 곧바로 퇴장 선언했다. 두산 코칭스태프가 강하게 항의했지만 한 번 내려진 판정은 되돌려지지 않았다. 올 시즌 첫 퇴장 사례이자 홍성흔의 개인 통산 첫 퇴장이 기록되는 순간이었다. 홍성흔은 지난해까지 프로 13년간 한 번도 퇴장된 적이 없었지만 5년 만에 친정팀에 복귀한 올해 첫 불명예를 안게 됐다. 시즌 첫 잠실 라이벌전을 대하는 그의 각오가 어느 정도였는지를 보여준 상황이었다.

라이벌전에도 빈좌석은 듬성듬성

이날 잠실엔 모두 2만3천331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하늘을 뿌옇게 만든 황사에도 불구하고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 라이벌전을 만끽했다. 하지만 잠실 최대 수용인원인 2만7천명에는 못미쳤다. 지난해에 비해 줄어든 관중수가 웬만하면 만원이 되는 잠실 라이벌전에도 영향을 미친 셈이다. 아직 초반이지만 야구 인기에 어느 정도 적신호가 켜진 것 같은 분위기다.

조이뉴스24 잠실=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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