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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한국에서 퍼펙트게임이 없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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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태기자] "퍼펙트게임이 왜 불명예인가. 생각을 바꿔야 한다."

출범 32년째를 맞은 프로야구에 전무한 기록이 있다. 바로 투수가 타자를 한 명도 내보내지 않고 끝내는 '완벽 경기', 퍼펙트게임이다. 지난해까지 정규시즌 노히트노런은 10차례 있었다. 가장 최근 기록은 2000년 5월18일 광주 해태전에서 송진우(당시 한화)가 수립했다.

하지만 퍼펙트 게임은 예외다. 팬들은 물론 선수와 지도자, 심판, 구단 관계자 등 야구인들도 프로 출범 이후 퍼펙트게임을 본 적이 없다. 지난해 6월24일 잠실 LG전에서 롯데 이용훈이 8회말 1사까지 22명의 타자를 내리 잡아냈지만 대타 최동수에게 안타를 허용해 대기록 수립이 무산됐다.

이에 앞서 2011년 8월5일 잠실 한화전에선 주키치(LG)가 8회초 2사까지 23명의 타자를 내리 잡아놓고도 이양기에게 안타를 허용했다. 2007년 10월3일 잠실 현대전에선 리오스(당시 두산)가 9회초 1사 뒤 강귀태에게 안타를 맞아 퍼펙트 행진이 중단됐다.

반면 미국 메이저리그에선 모두 23차례나 퍼펙트게임이 나왔다. 가장 최근 기록은 지난해 8월15일 펠릭스 에르난데스(시애틀)가 탬파베이를 상대로 수립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선 모두 3차례나 퍼펙트게임이 나왔다.

퍼펙트게임은 일본 프로에서도 모두 16차례 수립됐다. 한국에서만 여전히 '신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 노히트노런도 송진우 이후 지난해까지 12년간 나온 적이 없다.

김진욱 두산 감독은 한국에서만 유독 퍼펙트게임이 안 나오는 이유를 '대기록의 제물이 되고 싶지 않아 하는 야구문화'로 들었다. 김 감독은 "경기 막판까지 퍼펙트게임을 당한 팀은 기록을 끊기 위해 별 걸 다 한다. 기습번트 시도는 물론 온갖 수단을 동원해 상대 투수를 흔들려고 애를 쓴다"며 "퍼펙트게임이 왜 불명예인가. 그냥 한 번의 패배일 뿐이다. 너무 그런데 집착할 필요 없다"고 했다.

그는 "몇이닝 무득점이니, 몇연승의 제물이니 하는 이런저런 기록이 많지만 다 그때 뿐이다. 시간이 지나면 기억하는 사람도 거의 없다"며 "어차피 1패인 건 마찬가지다. 야구 역사가 오래 된 메이저리그도 끝까지 정공법을 고수한다"고 덧붙였다.

'남 좋은 일 시킬 수 없다'는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국에서도 퍼펙트게임 같은 대기록이 나올 수 있다는 얘기였다.

일본 출신 다르빗슈 유(텍사스)는 전날인 3일 휴스턴 원정경기서 9회 2사까지 한 타자도 출루시키지 않았다. 하지만 아웃카운트 1개를 남겨놓고 그만 마르윈 곤살레스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했다. 대기록 수립이 좌절된 그는 곧바로 교체됐고, 바뀐 투수가 마지막 타자를 잘 처리해 승리투수가 됐다.

다르빗슈는 경기 뒤 "(퍼펙트게임을 했든) 완봉승을 했든 똑같은 1승"이라면서 "오늘 굉장히 운이 좋았다. 나는 아직 멀었다. 오늘 정말로 만족한다"고 의연하게 말했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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