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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 음악에도 '우결'에도 솔직한 연애가 투영된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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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영기자] 가수 정인은 요즘 '힐링의 여인'이 됐다.

듣는이들의 감성을 건드리고 치유하는 '힐링뮤직'으로, 또 11년 연인 조정치와는 안방극장 시청자들을 미소 짓게 만드는 '힐링커플'이 됐다. 봄처럼 따뜻하게, 대중들과의 접점을 만들고 있는 그녀다.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새 앨범을 내고 바쁘게 활동 중인 정인을 만났다. 며칠째 몸살을 앓고 있다며 앞에 놓인 단팥죽 한그릇을 후루룩 비운 정인은 자신의 음악에 대해, 뮤지션으로서의 삶에 대해, 그리고 연인 조정치에 대해 솔직 담백하게 이야기한다. 소박하지만 정감 있고, 솔직하고 털털하지만 가볍지 않은 그녀의 이야기들.

◆정인의 음악엔 '현실적인' 연애가 있다

정인은 최근 세 번째 솔로 미니앨범 '그니'를 발표했다. '그니'는 '그 여인'을 뜻하는 순우리말로, 여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평범하지만 현실적인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정인의 이야기인 동시에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의 사랑 이야기가 공감 있게 담겼다.

정인은 "여인의 시점으로 사랑을 이야기하는 마음을 담았다"며 "저도 '여인스러운' 사람은 아니었는데 나이를 먹고 어느샌가 여인이, 주변 친구들도 여인이 되어있더라"고 말했다. 그래서 이번 앨범 곳곳에는 정인이 투영돼 있다.

타이틀 '그 뻔한 말'은 남자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그의 거짓말을 믿을 수 밖에 없었던 여자의 슬픈 심정을 노래한 곡이다. 윤건이 작곡했고, 정인과 절친한 리쌍의 개리가 가사를 썼다.

"개리 오빠가 조정치 오빠를 생각하면서 노래를 썼다고 했어요. 남자가 여자의 마음을 잠깐 얻어보겠다고 뻔한 말을 하잖아요. 나이가 들면서 '뻔한 말'이라는 걸 알아가지만 그냥 속아주는 거죠. 너무 공감이 갔어요(웃음)."

정인의 자작곡 '그런 말 마요'도 그녀의 현실 연애가 투영된 노래다. 조정치가 자신의 앨범 '유작'을 내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며 만들었다.

"'유작'이라는, 죽음에 관련된 노래를 냈는데 남자친구가 참 힘들어했어요. 위로를 해주고 싶은데, 의지하고 싶은 여자친구의 입장에서는 또 그렇게 해주질 못하니까. 힘들어하는 상황 자체가 힘들어서 위로를 못 했고 미안했어요. 잘해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노래를 썼고, (조정치) 오빠가 편곡을 하게 됐죠. 그런 마음이 있던 곡이었는데 음악적으로 풀다보니 편곡이 '나는가수다' 스타일로 멋지게 된 거에요. 어르고 달래서 결국엔 처음 생각했던 노래로 되돌아갔어요. 진심으로 이야기한 것을 놔두고 싶었고, 그 감성을 지켜주고 싶었거든요."

그런가 하면 조정치가 직접 작곡한 '치'는 남자친구가 잘 나가서 좋지만 때론 나만 아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귀여운 푸념이 담겨있다. 정인은 "남자친구를 이용한 것"이라며 웃었다.

"2년 전에 쓴 노래에요. 남자친구를 염두에 두고 쓴 거 아니냐고 그러는데 상상을 하면서 쓴 곡이죠. 실제로요? 믿는게 있어서 불안하지는 않아요. 제가 아는 오빠는 들뜨는 사람이 아니에요. 오히려 사이가 더 좋아진걸요."

◆"프로듀서 데뷔? 시행착오 많았지만 뿌듯"

정인은 이번 앨범을 통해 음악 프로듀서로도 변신, 자신의 음악 색깔을 견고히 했다. 작사, 작곡부터 앨범 재킷에 이르기까지 구석구석 정인의 손길이 닿았다.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뿌듯한 결과물이다.

그간 정인의 음악을 진두지휘하던 길이 지휘봉을 정인에게 맡겼다. 정인은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길 오빠가 해보라고 했다. 타이틀곡이 나온 상태였기 때문에 부담을 덜 갖고 시작했다"고 말했다. 사실 다소 늦은 감이 있는 프로듀서 데뷔이기도 하다.

"솔직히 말하자면 노래하는 것이 즐거워서 음악 만드는 것에 욕심이 없었어요. 제 이야기를 굳이 남한테 하는 성향이 아니에요. 처음은 길, 개리 오빠들이 많이 끌어줘서 가벼운 마음으로 만들기 시작했고 그 즈음 뭔가 만드는 것에 마음이 붙었어요. 예전에는 노래를 하다가 38살에 멋지게 잠적을 해야겠다는 꿈이 있었어요. 근데 안 되겠더라고요. 잠적할 만큼 멋진 곡도 안 나오고, 마흔살이 넘어야 완성형이 될 것 같은 거에요. 어느 땐가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가수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던 찰나였던 것 같아요. 타이밍이 좋아서 더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녹음실 대여부터 마스터 과정까지 실수도 많았다. "돈도 시간도 많이 낭비했다"고 웃었지만 많은 것을 배웠고, 자신감도 생겼다. 앨범 작업을 모두 마친후 리쌍의 길이 정인에게 "다음에는 다시 내가 할까"라고 묻자 "힘들어도 다시 할게요"라고 답했단다. 물론 그를 믿어주는 음악적 동료들이 있어서 가능했다며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우결' 출연 후 조정치와 사이 더 좋아졌죠"

인터뷰 내내 '11년 연인' 조정치에 대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굳이 숨기지도 않았고 불편해하지도 않았다. '우리 결혼했어요'에 출연 중인 까닭도 있겠지만 꾸밈 없고 솔직한 성격 때문이기도 하다.

뮤지션 커플인 동시에 예능 커플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두 사람. '우결' 출연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을까.

"개인적으로는 '나는 가수다'로 신데렐라로 주목 받았다가 금세 풀어져서 그 뒤에 작은 상처도 있었고, 예능 이미지 때문에 '우결' 출연이 걱정도 됐죠. 그러나 리쌍도 예능과 음악을 분리해서 잘하고 있고, 그런 것을 보면서 용기를 냈어요. 저는 너무 해보고 싶었어요. 본능적으로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일상의 이벤트가 생긴 느낌이에요."

예능 이미지에 대해서도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아직 초반이라 잘 모르겠지만 무대 위에서 가수로서의 나와 '우결'에서의 내가 너무 달라 별개로 생각해줄 것 같다"고 웃었다.

정인은 '우결' 출연 후 조정치와의 사이가 더 돈독해졌다고도 털어놨다.

"진짜 재미있어요. 남자친구와 안 좋은 순간이 있었고 회복하는 과정에서 '우결'을 하게 됐어요. '우결'을 하면서 사이가 더 좋아졌죠. 사실 싸움이라는 것이 진짜 사적인 것에서 유치하게 시작되는데 '우결'을 통해 객관적인 상황에 놓이다보니 서로를 더 이해하게 되는 것 같아요. 새로운 경험도 많이 하죠. 혼자라 익숙해진 것들, 이제 와서 포기한 것들을 해보니 재미도 있고, 나에 대해 알게 된 것들이 많아요."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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