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KIA의 타선은 김선빈부터 시작된다.
KIA가 3경기 연속 두 자릿수 안타를 때리며 시범경기 1위를 확정했다. 23일에는 강력한 우승 라이벌인 삼성과 만나 12안타를 날리며 6-2로 승리, 달라진 타선의 힘을 입증했다.
KIA는 2-2로 맞선 9회초 4점을 몰아치며 삼성의 기세를 눌렀다. 타선의 응집력에 뒷심까지 더해져 시즌 돌풍을 예고했다. 특히 김선빈부터 시작되는 막강 '테이블세터'의 위력이 유감없이 발휘됐다.
3회초 2사 후 9번 타자 김선빈이 상대 선발 배영수에게 6구 만에 볼넷을 골라 걸어나갔다. 다음 이용규는 초구를 노려 우전안타를 때렸다. 2사 1, 2루. 이어 타석에 들어선 김주찬이 좌익수 오른쪽으로 빠지는 적시타를 날려 선취점을 뽑았다. 2사 후에 세 타자의 활약으로 점수를 올렸다.
1-1로 맞선 5회에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1사 후 김선빈이 두 번째 볼넷을 얻어나간 뒤 이용규 타석에서 도루에 성공했다. 김선빈은 이용규가 2루 땅볼로 물러나는 사이 3루까지 진루했다. 장점인 빠른 발을 살려 평범한 땅볼에도 두 베이스를 더 갔다. 이어 김주찬이 우중간을 가르는 적시타를 터뜨려 점수는 2-1이 됐다.
김선빈이 출루하면 이용규가 진루를 돕고, 김주찬이 득점으로 연결한다. 어느덧 KIA의 승리공식이 됐다. 또, 나가기만 하면 뛴다. 끈질긴 커트 승부에, 도루 능력, 한 방까지 갖춰 상대 투수로서는 부담이 크다. 이게 끝이 아니다. 테이블세터 뒤에는 이범호와 최희섭, 김상현, 나지완, 안치홍 등 힘 있는 타자들이 버티고 있다.
이용규-김선빈-김주찬의 타순 변경도 가능하다. 3번 타자로 나서고 있는 김원섭의 활약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김선빈을 2번에 투입하고 파괴력이 있는 김주찬을 3번에 넣는 것도 또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김선빈의 시범경기 성적은 타율 3할8푼5리(26타수 10안타)다. 이용규는 타율 2할5푼(20타수 5안타) 3타점, 김주찬은 타율 4할2푼3리(26타수 11안타) 5타점 4도루로 순항하고 있다.
즐거운 고민이다. KIA는 지난해 부상병들이 속출해 5위로 시즌을 마감하며 가을 잔치에도 초대받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이범호와 최희섭, 김상현이 모두 복귀했고, 김주찬까지 영입해 쉬어갈 곳 없는 타선을 완성했다. 내야와 외야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김주찬 덕분에 수비 경쟁력도 업그레이드됐다.
시범경기는 모의고사다. 여러 실험을 거쳐 최상의 라인업을 만들어 시즌을 대비하는 기간이다. 전력을 100% 쏟아붓지 않는다.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이들의 활약은 시작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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