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대만을 상대로 한 6점 차 이상의 승리. 어려울 것 같지만 해봤던 적이 있는 과제다. 과거와 현재는 엄연히 처한 현실이 다르지만, 과거를 떠올리는 것이 현재를 살아가는 활력소가 되는 경우도 많다.
정확히 4년 전이다. 제2회 WBC가 열리던 2009년 3월6일. 한국은 첫 상대 대만을 상대로 9-0 완승을 거뒀다. 첫 단추를 잘 꿴 한국 대표팀은 승승장구하며 대회를 준우승으로 마쳤다. 그 때처럼 하면 된다.
당시 대만전 선발투수는 대표팀의 '에이스' 류현진. 라인업은 이종욱(CF)-정근우(2B)-김현수(LF)-김태균(1B)-이대호(3B)-추신수(DH)-이진영(RF)-박경완(C)-박기혁(SS) 순으로 구성됐다. 지금과 겹치는 멤버도 상당수 눈에 띈다.
한국은 1회말 첫 공격부터 대만 마운드를 맹폭했다. 톱타자 이종욱이 볼넷을 골라 나가며 물꼬를 텄고 정근우가 몸에 맞는 공, 김현수가 다시 볼넷으로 출루하며 무사 만루 찬스를 잡았다.
김태균의 2타점 적시타가 터져나왔고, 추신수의 볼넷으로 다시 만루를 만든 대표팀은 이진영의 만루홈런으로 순식간에 6-0으로 앞서나갔다. 대만 선발 리전창은 이진영에게 홈런을 내준 뒤 그대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2013년 현재 필요한 '초전박살'이 4년 전에 나왔다.
한국은 5회말 다시 찬스를 잡는다. 1사 후 김현수의 2루타, 김태균의 볼넷으로 1,2루가 된 상황에서 이대호의 우전 적시타로 한 점을 보탰다. 6회말에는 정근우의 투런홈런으로 9-0까지 달아났다.
타선이 폭발했고 마운드도 짠물 피칭을 선보였다. 선발 류현진은 3회까지 안타 1개 볼넷 2개를 내주며 무실점을 기록했고, 이어 등판한 봉중근도 3이닝 2피안타 무실점했다. 이승호는 1이닝, 임태훈은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경기를 매조지했다.
분명 4년 전 당시와는 여러가지 상황이 다르다. 경기가 열린 장소도 대만의 안방이 아닌 일본 도쿄돔이었다. 그러나 1라운드 첫 경기였던 당시와 2라운드 진출이 달린 마지막 경기라는 현재, 선수들이 느끼는 부담감의 차이는 크지 않다. 과거를 떠올리며 한 번 해봤다는 자신감을 갖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특히 이번 대회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4년 전 쐐기 투런홈런의 주인공 정근우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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