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인민 루니' 정대세(29, 수원 삼성)가 K리그 클래식 수비의 강함을 몸소 느낀 모양이다.
정대세는 3일 오후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성남 일화와 개막전을 통해 국내 프로무대 공식 데뷔했다. 지난달 27일 센트럴 코스트(호주)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서 수원 데뷔전을 치렀지만 K리그 클래식 경기는 첫 경험이다.
조동건과 수원의 투톱으로 나선 정대세는 이날 4개의 슈팅을 했지만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1개의 유효슈팅이 전부였다. 후반 18분 오버헤드킥 슛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한 것이다.
나머지 공격에서는 상대 수비수와의 경합에 애를 먹었다. 심우연-윤영선으로 구성된 성남 수비는 정대세를 힘과 공간 압박으로 눌렀다. 공간을 파고들며 슈팅 기회를 엿봤지만 쉽지 않았다.
데뷔전을 치른 정대세도 만감이 교차했던 모양이다. 특히 동료와의 협력 플레이에 대한 중요성을 느낀 듯 감탄사를 연발했다. 팀이 2-1로 승리한 것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며 "팀이 승리하면 (내가) 굳이 골을 넣지 않아도 된다"라며 욕심을 살짝 숨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수원 입단과 함께 15골을 목표로 삼았던 정대세는 K리그 클래식의 강력한 수비를 맛본 것에 혀를 내두르며 "수비수들이 세더라. K리그 클래식에 뛴다는 결정이 난 뒤 열심히 연구했는데 (일본, 독일과는) 전혀 다르더라"라며 감탄을 연발했다.
수비 뒷공간을 열기 위한 움직임과 볼을 발 밑으로 깔아서 다루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느꼈다는 정대세는 "골을 넣기 위해 조동건과 콤비네이션 플레이를 했다. 팀이 이기면 골이 들어가지 않아도 좋다. 내가 넣어도 이기지 못하면 되지 않느냐"라며 이타적인 플레이에 집중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향후 경기에서도 골 욕심을 줄이면서 팀 승리에 집중하겠다는 것이 정대세의 생각이다. 그는 "다음 경기에서도 동료가 골을 넣을 가능성이 크면 양보를 하겠다"라고 말했다. 좀 더 시야를 넓게 보고 동료를 이용하는 플레이로 꼭 골이 아니더라도 도움이라도 하라는 서정원 감독의 말을 새겨 듣겠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공격수로서 골 본능은 숨길 수 없는 법.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것을 잘 아는 정대세는 "너무 배가 고프다"라며 빠른 시일 내 골을 터뜨리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어 "아직 모든 것이 좋고 자신감도 있다. 컨디션만 올라가면 골 감각도 좋아질 것 같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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