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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성공하자', 두 손 맞잡은 안익수-김인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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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기자] "대전 6강 가겠는데!"(성남 안익수 감독)

"성남이 훨씬 좋은데요!"(대전 김인완 감독)

21일 오후 경상남도 남해공설운동장. K리그 클래식 개막을 열흘 정도 앞두고 남해에서 전지훈련 중이던 성남 일화-대전 시티즌의 연습경기가 열렸다. 프로팀 간의 연습경기라 그런지 인근에서 훈련 중인 초, 중등학교 선수들은 물론 전남 드래곤즈 하석주 감독, 김도근 코치 등 축구인들이 대거 자리했다.

양 팀은 40분씩 3세트로 나눠 연습경기를 했다. 역동적인 경기끝에 1-1로 비겼다. 서로 비슷하면서도 또 조금은 다른 플레이로 경기를 수놓았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이 지난해까지 감독과 수석코치로 호흡을 맞추며 부산 아이파크의 '질식수비'를 이끌었던 안익수(48) 성남 감독, 김인완(42) 대전 감독의 첫 만남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종료를 앞두고 대전의 콜을 받은 김 감독이 먼저 부산을 떠났다. 당시 부산 사령탑이었던 안 감독은 흔쾌히 그를 보냈다. 그 때까지는 자신도 성남으로 옮긴다는 소문만 있었지 진로가 유동적이었기 때문에 안 감독은 사령탑 자리에 오르는 김 감독의 무운을 빌었다. 하지만, 안 감독도 부산을 떠나 성남 지휘봉을 잡으면서 새로운 세계에 처음부터 도전하는 상황이 됐다.

이날 연습경기 전에는 안 감독이 김 감독과 전남 하석주 감독, 김도근 코치를 숙소인 남해 힐튼 골프-스파 리조트로 초대해 점심을 같이 하며 서로의 고충을 털어놓고 즐거운 얘기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코치에서 감독이 된 김인완 감독은 안익수, 하석주 두 감독의 말을 주로 듣다가 간혹 의견을 내며 수장으로서의 어려움을 공유했다. 팀이 다르다 보니 모든 것을 털어놓기는 어렵지만 프로팀을 이끄는 책임감은 똑같았다.

함께 운동장으로 이동하면서도 선수 수급, 인건비 등 다양한 이야기를 공유했다. 친정팀 성남을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하는 안 감독과 시민구단 대전의 강등을 막아야 하는 김 감독은 각자의 고민 등 현실적인 문제를 가감없이 이야기했다.

그렇지만 운동장에서 팀을 지휘할 때는 동등한 감독이었다. 연습경기인 만큼 다치지 말고 즐기라는 주문을 했지만 선수들은 두 감독의 인연을 잘 알고 있어서 그런지 더욱 치열한 경기를 펼쳤다.

경기 초반에는 두 감독의 스타일이 녹아 있는 강력한 그물망 수비에 투박함이 더해지면서 곳곳에서 선수들이 넘어지는 등 '악' 소리가 났다. 마치 '질식수비'의 대명사였던 부산이 두 팀으로 나눠 뛰는 것 같았다. 하지만, 조금 더 선수층이 두터웠던 성남이 점점 흐름을 주도했다. 1-1로 비겨 어느 누구도 승리를 가져가지 못했지만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양 팀은 올해 최소 두 번을 겨룬다. 상, 하위 리그로 나뉠 때 함께 하면 총 네 번 맞붙게 된다. 양 감독에게 어느 리그에서 만나 어떻게 상대를 이기고 싶냐는 질문을 던지자 "그것은 서로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나중 문제다"라며 말을 아꼈다. 물론 후배인 김 감독이 "만나면 한 번 이겨보겠다"라며 과감하게 도전장을 던졌고, 안 감독은 "가능하겠냐"라며 일축하는 신경전을 살짝 보여주기도 했지만 서로를 아끼는 마음은 한결같았다.

경기 종료 뒤 김 감독은 성남 선수들을 호통치는 안 감독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기다렸다. 부산 시절 흔히 봐왔던 광경이라 어색하지는 않았다. 인사를 하고 가기 위해 선수단을 먼저 보내고 김 감독 홀로 남았다.

두 감독은 손을 맞잡으며 올 시즌 선전을 기원했다. 안 감독은 "올해 좋은 성적 냈으면 좋겠어. 대전 괜찮은데. 6강 올라가겠다"라고 후배의 사령탑으로서의 첫걸음에 힘을 불어넣었다. 김 감독도 "성남이 훨씬 좋네요. 올해 상위그룹에 있을 것 같네요. 전력이 너무 좋습니다"라며 덕담을 건넸다. 이들에게 연습경기 승부는 중요하지 않았다. 각자의 팀을 잘 만들어 팬들에게 좋은 경기력으로 인정받는 것, 그리고 서로가 성공적인 지도자의 길을 걷기를 기원했다.

조이뉴스24 남해=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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